“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텔리전트' 규제가 필요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격이 상이하듯 전통 제조업 규제와 디지털 플랫폼의 접근은 달라야 한다.”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과학기술혁신정책센터장은 9일 국회에서 '인텔리전트 규제: 기술혁신과 규제의 공존과 미래'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송희경 자유한국당·신용현 바른미래당·강길부 무소속 의원실과 미래거버넌스포럼(글로벌혁신경제학회) 주최로 열렸다.
안 센터장은 “미국 보스턴에서 스마트 규제로 '옐프(Yelp)' 협력 사례를 들 수 있다”며 “소비자 리뷰사이트 옐프와 보스턴 지자체가 힘을 합쳐 식당 위생상태를 소비자 리뷰 데이터에 기반해서 위생점검을 했다. 정확도가 상당히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발전과 규제의 대립은 계속해서 공존하고 있다”며 “과거에 기술 혁신과 발전은 순차대로 이뤄졌다면, 현재 기술 혁신 양상은 여러 분야가 복합돼서 전혀 다른 산업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월마트가 폴리노이드 드론 특허를 출원했는데, 꿀벌 드론이 실제 벌처럼 꽃가루 수분을 돕는다”며 “이런 신분야에 기존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수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센터장은 국내 부처 간 이기주의를 지적했다. 그는 “부처간 경쟁과 이기주의로 엇박자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산업 진흥부처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AI 플랫폼을 고발한다든가 부처 간 엇박자를 낸다”며 “국익과 부합하는 큰 안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박상욱 서울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초연결 시대에 부합하는 스마트 거버넌스가 필요한데, 이는 포괄적·포용적·통합적 거버넌스”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기업을 위한 창구를 단일화 시킬 '혁신통합부처'를 제안한다”며 “정부는 문제 진단과 해결의 주체로 남기를 고집하지 말고,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조력자나 촉진자로 역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희경 한국당 의원은 “우리가 거버넌스를 성찰해야 하는 이유는 아주 명쾌하다. 시장이 움직이는게 민심의 본심”이라며 “이 정부가 규제를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타다'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타다'를 애용하는 소비자가 함께 사전 조율했다면 규제가 이렇게까지 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