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디지털 전문 인력 수혈, 국책기관으로서 한계 있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4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외부 인력을 수혈하고 싶어도 국책 금융기관으로서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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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0년 만에 차세대 IT센터가 가동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시동을 걸겠다”며 “산업은행 변화와 육성을 위해 글로벌 영업을 강화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 내부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혁신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금융권 화두로 부상했다.이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에 이어 농협금융까지 외부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선임하는 추세다.

이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금융권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인정하면서도 산업은행에서 외부 인력을 수혈하기 어렵다는 속내를 밝혔다.

그는 “국책 금융기관으로서 시중은행만큼 많은 월급을 주고 외부 인력을 데려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영 자율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제한을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하면서 외부 금융기관과의 제휴, 자체 인력 육성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영업 강화 등을 토대로 수익 기반을 다지는 게 산업은행의 내년도 주요 과제다.

다만, 개인금융 확대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2008년~2013년 민영화 작업이 추진되던 시절 내보냈던 대출도 줄이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2017년 이동걸 회장 취임 당시 1조원에 달하던 개인 여신은 현재 5000억~6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개인 여신을 신규로 내보내지 않고 완납을 못한 고객의 만기만 연장하는 상태다.

이 회장은 임기 동안 'KDB넥스트라운드' 등으로 혁신산업에 많이 투자했다고 자평했다.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를 계기로 내년에는 보다 많은 소·부·장 기업을 발굴해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은 '혁신성장' 마중물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기 위해 기존의 구조조정 작업은 별도로 분사한 KDB인베스트먼트에 이관하고 있다. 구조조정 패러다임이 금융기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구체적으론 말할 수 없지만 옮길 수 있는 (구조조정) 사업은 (KDB인베스트먼트로) 다 옮긴다는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건에 대해선 “당사자가 아니라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예정된 기간 내 마무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을 아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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