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전업계 키워드는 '개인화'에 기반한 디자인 경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판을 키운 디자인 가전 시장에 중견·중소기업이 가세하면서 내년에는 본격적 경쟁이 시작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제조사는 내년을 겨냥해 디자인 선택 폭을 확장한 제품군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개인화 바람에 맞춰 새로워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충족시키려는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다. 세련된 디자인은 기본으로 갖추면서 다양한 디자인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LG전자 오브제, 올해 삼성전자 비스포크가 출시되면서 가전시장에는 디자인, 컬러 마케팅 트렌드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가전에서 디자인 중요성은 높았지만,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의 세세한 취향까지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제조업계 움직임은 분주하다. 대기업 발 디자인 경쟁은 중견, 중소가전사로 확장됐다.
최근 웅진코웨이는 '인테리어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이전 공기청정기와의 차이점은 패브릭 소재 전면 커버를 취사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샌드 베이지' '라이트 웜 그레이' 색상을 자유롭게 갈아끼울 수 있다는 게 웅진코웨이 설명이다.
캐리어냉장은 560ℓ대 신형 냉장고를 내년 초 출시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처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냉장고 색상을 다양화했다. 기존 무채색 위주 디자인 전략을 개편, 컬러마케팅에 힘을 준 결과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후속작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첫 제품인 냉장고 성공 탄력을 받아 후속작으로 비스포크 세탁기·건조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위니아딤채, SK매직, 쿠첸, 교원웰스도 올해 들어 색상 선택폭을 다양화한 디자인 특화 제품을 내놓으면서 내년 가전시장 디자인 경쟁 확대를 예고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화려한 색상이 흥행할 지 내부적으로 의문이 컸다”면서 “기존 색상보다 가격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흰색 판매량을 압도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내년에 선보일 화려한 색상의 제품군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소·중견가전사로서 제품 색상을 다양화해야 하는 업계 트렌드는 단가 상승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내년에 집중할 마케팅 포인트가 가전제품의 디자인과 컬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