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조업에 속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기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제조업을 초월해 자율주행, AI를 접목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단기간에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인수, 투자, 협력에 나서는 한편, 내부 AI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자동차 산업에서 AI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안전 분야에서는 차량 내 센서가 운전자 눈 깜빡임, 시선, 얼굴 표정을 인식한 뒤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드라이버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있다. 운전자 졸음운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AI가 필수적이다.
운전자 음성을 인식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AI기술이 적용되는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자동차라는 제품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도 AI가 활용된다. 현대차가 뛰어든 '커뮤니티형 모빌리티 서비스'는 다수 승객의 서로 다른 목적지에 맞춰 최적 경로를 찾아낸다. 최적 경로를 찾는 과정에서 AI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설립한 AI연구소 '에어랩'의 AI 다이내믹 라우팅(실시간 최적 경로 설정) 노하우를 활용한 결과다.
현대차그룹이 AI 분야에서 빠르게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앞세운 통 큰 투자가 있었다. 단기간에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망 AI 기업에 투입했다.
올해 들어 기아차가 자율주행 모빌리티 전문업체 코드42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중국 얼굴인식 AI 스타트업 딥글린트에 총 400여억원을 투자했다. 인도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약 3300억원), 미국 자율주행업체 오로라(약 240억원)도 현대차그룹 투자 명단에 포함됐다.
자체 AI 인력 양성도 현재진행형이다. 현대모비스는 사내 AI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전문 교육과정인 'AIM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교육기간만 5개월에 달하는 장기 교육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