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면서 “(유아 성폭력을)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 의원은 “아동의 나이 또래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입관을 갖지 말라”면서 “어린이집 원내와 원외, 아파트 등 동네에서 몇차례 이뤄진 심각한 사안임을 이해하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 등까지 종합적으로 실태조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성남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닌다고 밝힌 한 여아 부모가 맘카페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피해 사실을 호소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7만6000여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 해당 글은 “만 5세인 딸아이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인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피해자와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보건복지부는 “장관의 발언은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