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0%로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제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반영했다”고 전망치를 낮춘 이유를 제시했다.
지난 7월 금통위에서 제시한 전망치(2.2%)에서 0.2%포인트(P) 낮췄다. 지난 1월 올해 경제 성장률을 2.6%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0.6%P나 떨어졌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주요 기관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측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0.7%에서 0.4%로 내렸다. 이 총재는 “수요 압력이 미약하고 국제유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한 점을 반영해 0.3%P 낮췄다”고 언급했다.
다만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높아져 내년중에는 1% 내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을 2.3%로 올해보다 높게 잡았다. 그 이유로는 세계 교역 부진 완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들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신인석 위원만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의결문을 통해 내년 초 한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10월 의결문까지 들어있던 '두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표현이 삭제됐다.
이주열 총재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의결문 '인하 효과 지켜보겠다'는 문구를 삭제 한 것이) 통화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을 시사하기 위함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우리 기준금리 수준이 (경제 상황에)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효하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실효하한은 비기축통화국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명확한 수치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0.75%' 수준을 실효하한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은의 금리 인하 카드가 두 개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였다. 내년 상반기 중 1월 17일, 2월 27일, 4월 9일, 5월 28일에 금통위가 잡혀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