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련, 알리페이 등 중국의 지불결제회사들이 혁신을 이끌어가면서 자국 내 금융시장을 성장시켰습니다. 우리 역시 이런 지불결제회사들이 시장에 적극 진출해 금융혁신을 이끌어내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명호 BC카드 상하이법인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명호 법인장은 국내 지불결제산업 발전을 위해 중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불결제회사 등장으로 이어진 터닝포인트가 금융혁신을 이끌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법인장은 “과거 중국은 각 지역, 은행 별도의 결제 체계가 있어 같은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라도 지역에 따라 사용하지 못하는 등 불편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2002년 중국은련 출범을 계기로 타오바오, 알리페이가 등장하면서 중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불결제회사들의 등장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QR결제를 촉발시키는 계기도 됐다.
이 법인장은 “2010년 PG업체가 나오면서 법의 사각지대가 나왔고, 중국 정부가 제3자 지불업체 관리방안을 제정하면서 제도권으로 흡수했다”면서 “제도권으로 들어온 알리페이와 은련이 QR결제를 오픈하면서 중국 지불결제가 QR로 넘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중국 지불결제시장이 무현금(QR), 무지갑(스마트폰), 무경계(O2O) 등 이른바 '3無(무)' 시대로 이어졌다.
그는 “최근 현금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 불법이라고 중국 내에 보도가 나올 만큼 현금 없는 사회가 됐다”면서 “나 역시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은 지 4년이 지났지만,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이런 혁신이 정부의 묵시적 동의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초대형 인터넷기업이 등장했고,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 적극 진출해 다양한 서비스를 하도록 시장을 열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국은 불법이 아닌 이상 시장 플레이어가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지켜보고, 향후 문제가 내리면 철퇴를 내린다”면서 “실제 QR결제도 잠시 못하는 등 사례가 있었다. 중국 정부는 나중에 시장이 성장한 후에도 규제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시 신규 지불결제회사가 금융혁신을 이끌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여전히 지불결제 영향력이 크지 않고,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지불결제 표준화와 통합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도록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