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국가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때 가점을 부여한다. 예타 대상 사업 유형을 도전·혁신형, 성장형, 기반조성형으로 분류하고 사업 특징을 고려한 평가 방식도 도입한다. 정책 현안과 R&D 간 연계성을 강화해 추진 속도를 높이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예타 제도 개선안을 27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기초연구, 응용·개발, 시설·장비로 구분한 사업 유형을 도전·혁신형, 성장형, 기반조성형으로 바꿨다. 연구단계별이 아닌 사업목적별로 사업 유형을 구분했다. 사업 유형별 특징을 고려해 종합평가(AHP) 가중치도 차별화했다. 성장형, 기반조성형은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최대 40%까지 두지만 도전·혁신형은 5%를 넘지 못한다. 비용편익분석(B/C) 외에 비용효과분석(E/C) 등 경제성 분석 방법을 다양화했다.
정책 현안과 R&D 간 연계성을 확대하기 위해 소재·부품 관련 R&D 사업에 정책적 타당성 가점을 부여한다. '소재·부품·장비 기술특별위원회'의 사전 검토, 협의를 거쳐 'R&D 예타 우대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 통보한 사업이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AHP 체계도 개편했다. 국가R&D사업평가 총괄위원회 산하에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분과와 '사업별 AHP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운영한다. 조사와 평가 주체를 분리하고 외부 현장 전문가의 참여를 대폭 확대, 조사의 합리성과 과학기술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R&D 예타 수요 급증과 사업의 다양성 확대에 대응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외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을 조사기관으로 추가 지정한다. STEPI는 인력 양성, R&D 역량 강화, 지역 R&D 등 기술비지정사업 예타를 전담한다.
예타 온라인플랫폼 '예타路'를 활용해 예타 착수 사업에 대해 현장 연구자 대상 온라인 의견수렴을 실시, 조사에 반영한다. 사전 컨설팅의 경우 사업기획 완성 단계별로 사전컨설팅 영역을 다양화·세분화해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제도 개선 사항은 관련 규정 정비 후 올해 말 4차 R&D 예타 대상 사업부터 바로 적용된다. 다만 AHP 개편은 내년 8월 제1차 사업부터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그간 두 번의 예타 제도개선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과학기술성 평가비중을 확대하고 조사기간을 1년 이상에서 6개월로 단축해 연구개발의 적기 투자를 지원하도록 했다.
올해 1월, 다양한 유형의 연구개발 사업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하도록 조사항목체계와 평가질의를 개편해, 기술비지정사업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예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다양한 R&D 특수성을 반영하고 과학기술 전문성과 합리성을 강화한 예타 제도 전면 개선을 통해 현장 체감도 및 수용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