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23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 대치도 심화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일본이 초래했다'며 책임을 일본정부에 돌렸다. 자유한국당은 동북아안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밤부터 청와대 앞에서 철야농성을 예고하는 등 갈등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23일 0시로 다가왔다”며 “당 대표는 오늘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철야할 계획이며, 상황에 따라 긴급 간담회가 소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간담회 소집 가능성에 대비해 밤 10시부터 비상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방미 중인 나경원 원내대표도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22일 새벽(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인천공항에는 23일 새벽에 도착한다. 나 원내대표는 귀국 직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의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을 찾는다. 현장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 등에 따른 투쟁 방향을 논의한다.
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지소미아 종료”라며 “동맹을 잃고 친구를 잃고 외톨이가 되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한국이 일본에 정보를 넘겨주는 협정이 아니다”라며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의거해 사안별로 같은 수준의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대한민국 안전, 동맹 안전, 동북아시아 안전에 반드시 필요한 협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지소미아 종료는 애초부터 청와대의 결정이었다. 모두가 반대했을 때 청와대 사람들이 밀어붙인 일이었다”면서 “바로 잡는 것도 오롯이 청와대 몫이고, 청와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의) 모든 원인과 책임은 일본에 있다”며 “그동안 우리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지속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어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소미아가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하긴 하나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