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와 일감 부족으로 침체에 빠진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내년 초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 'XM3'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한다. 두 차종 모두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신차로 내년 양사의 생산물량 확보와 경영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이달부터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내년 1분기 출시가 목표다. 쉐보레 브랜드로 선보이는 차세대 SUV로 국내는 물론 북미 등 수출을 겨냥한 핵심 차종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 공석이던 준중형 SUV로 자리한다.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를 기점으로 한국지엠은 SUV 주력으로 라인업을 재정비한다. 올해 출시된 트래버스, 콜로라도에 이어 내년 트레일블레이저가 추가되면 한국지엠 SUV는 '트랙스(소형)-트레일블레이저(준중형)-이쿼녹스(중형)-트래버스(대형)-콜로라도(픽업)'까지 5종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한국지엠은 트레일블레이저 투입이 철수설 이후 급속히 하락한 판매 실적을 견인할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 올해 1~10월 내수 판매는 5만6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하며 국내 완성차 가운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르노삼성차도 부산공장에서 내년 회사 실적을 이끌 신차 'XM3'를 신규 생산한다. 르노삼성차가 처음 내놓은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시장에 큰 파급력이 예상된다. XM3는 이달 중 시험 생산을 시작해 연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판매는 내년 초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서울모터쇼에 XM3 쇼카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XM3 양산형은 르노가 개발한 아르카나와 플랫폼을 공유, 한국형 모델로 새롭게 개발한 신차다. 외관은 날렵한 쿠페 콘셉트에 SUV 실용성을 결합했다. 아울러 A필러부터 C필러까지 날렵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스타일을 갖췄다. 차급은 유럽 기준 C세그먼트(준중형)에 포함된다.
XM3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이후 일감이 부족해진 르노삼성차에 힘을 보탤 핵심 차종으로 꼽힌다. 르노 본사로부터 XM3 수출 물량을 배정받는 게 관건이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XM3 국내 출시 준비와 함께 유럽 등 수출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노사 간 협력을 통해 부산공장 생산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달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가 내년 하반기 '투싼' '스포티지' 신형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콤팩트 SUV 시장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