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라인과 야후재팬 모회사 Z홀딩스 경영통합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맹에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와 라인은 디지털 결제 분야 등에서 가열된 경쟁을 이어왔다. 이번 동맹을 통해 보조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두 회사 모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에 투자해 왔으며, 미국·중국의 더 큰 경쟁자와 싸우기 위한 파트너십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5000만명이 쓰는 야후재팬과 8800만명이 쓰는 라인 합병은 소셜미디어, 온라인 쇼핑, 금융 및 기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가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동맹이 글로벌 IT 기업 세력 확장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은 국내 전문가·기업가들도 이견이 없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는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국 세력에 대항하는 공화국 재건 연합처럼, 거의 전 세계를 지배하는 구글·페이스북에 대응하는 제3자 연합 구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프랑스는 미국 글로벌 플랫폼의 자국 내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불편하게 본다. 구글세 도입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반면 네이버와는 우호 관계를 가져가고 있다. 네이버는 프랑스를 유럽 거점으로 삼고 투자와 협력을 확대 중이다. 2017년 제록스리서치센터(현 네이버랩스 유럽)을 인수하고 2018년 프랑스 계열사에 26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전 교수는 “카카오-다음 합병 사례와 유사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네트워크 효과 발생을 위해 초반 메신저에 집중하고, 크리티컬 매스(임계질량)에 도달하면 위쳇처럼 다양한 수익화 사업을 붙이는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위쳇은 메신저로 출발했지만 현재 커머스, 금융, 결제, O2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플랫폼 위에서 전개 중이다. 이처럼 소프트뱅크 비즈니스를 라인 플랫폼 위에 이식시키는 실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간편결제 분야에서 시너지가 난다는 것이 전문가들 공통된 의견이다.
이판정 넷피아 이사회 의장은 “손정의 회장의 '일류공수군(一流攻守群)' 전략이 잘 드러난 결정이라고 본다”며 “비즈니스를 일류끼리 공격과 수비를 한다는 의미인데, 라인은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데다 소프트뱅크가 없는 것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는 그동안 일본 페이먼트 시장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출혈 경쟁을 폈지만, 경영 통합이 이뤄지면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다. 또 야후는 비교적 올드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 라인과 조우가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고 했다.
테크 스타트업 전문 컴퍼니빌더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는 “거대 플랫폼에 맞서는 합종연횡은 매우 자연스러운 결정이며,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두 회사 연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네이버와 야후재팬이 한국과 일본에서 1위 포털이지만, 갈라파고스처럼 고착된 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 한계 상황이 왔다”며 “구글을 공동의 적으로 상정하고 똘똘 뭉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