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과 병원이 손잡고 사상 최대 규모 동북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인 유전적 특이성을 규명하는 동시에 국가별 맞춤형 의료 구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마크로젠(대표 양갑석)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동북아시아인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 '나드'를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오픈 액세스 저널인 '유전체 의학'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나드(NARD)는 아담이 낙원에서 챙겨 온 향나무에서 채취한 향유로, 귀중하고 값진 것을 묘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참조 유전체 DB 중요성을 나타내기 위해 이름 붙였다.
동북아시아인 참조 유전체 DB에서는 한국인 850명, 몽골인 384명, 일본인 396명, 중국인 91명, 홍콩인 58명 등 총 1779명 전장 유전체 분석(WGS) 정보와 유전변이 정보가 포함됐다. 한국, 몽골,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4개국을 대표하는 참조 유전체 DB 중 최대 규모다.
참조 유전체는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로 구성된 DB다. 결실값 예측 기법에서 결과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에 사용된다. 결실값 예측 기법은 참조 유전체를 이용해 유전변이 정보를 통계적으로 유추하는 기법이다. 적은 비용으로도 개인 유전체 정보를 대부분 확인하는 장점이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에 구축한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 참조 유전체 DB가 결실값 예측기법 정확도 향상과 다중유전자위험점수 기반 질병 예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중유전자위험점수는 지난해 MIT가 뽑인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특정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수백개 유전자 위치와 질환 위험성을 수치화해 발병 위험을 예측한다.
공동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로 동북아 4개국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체 특성이 있다는 것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 일본인, 중국인, 몽골인은 서로 다른 유전체 구성을 보였으며, 특히 한국인 유전체 구성은 다른 동북아시아인 유전체 구성과 뚜렷하게 구분됐다. 이는 동북아시아인과 같은 대륙별 인종뿐만 아니라 국가별 인종에 대한 참조 유전체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정선 분당서울대병원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로 동북아시아인 유전적 특성을 확인했고,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정확도를 자랑하는 참조 유전체 DB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면서 “현재 1만명 규모 동북아 2차 참조 유전체 DB 분석이 마무리돼 내년 초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