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지프·볼보' 신기록 행진에도 3년 만에 쪼그라든 수입차 판매

올해 들어 수입차 판매가 디젤게이트를 겪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다수 브랜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지프, 볼보 등 일부 브랜드는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리는 등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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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이 구매 상담을 받고 있다. (전자신문 DB)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수입차 등록 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2% 하락한 18만9194대로 집계됐다. 디젤게이트 여파로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한 2016년 같은 기간(18만5801대)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다.

올해 판매 부진은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일부 인기 차종은 글로벌 시장 수요가 높아 국내 배정 물량이 크게 부족한데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배출가스 규제 강화가 신차 인증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됐다.

작년보다 감소폭이 가장 큰 브랜드는 폭스바겐그룹 계열이었다. 폭스바겐(-70.1%)과 아우디(-38.1%), 벤틀리(-66%) 등 주요 브랜드 실적이 모두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신차 도입이 늦어지면서 891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고, 아우디(6973대)와 벤틀리(73대)도 판매가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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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연 재규어 랜드로버 전시장 내부.

닛산(-42.1%)과 랜드로버(-39.9%) 재규어(-37.7%), 포드(-32.3%)의 판매 부진도 심각했다. 닛산은 신차 라인업 부재에 일본 불매운동 여파까지 겹치면서 2438대에 머물렀다. 랜드로버와 재규어는 대규모 할인 공세에도 각각 6223대, 2059대를 기록하며 역주행했다. 포드 역시 모델 노후화 등으로 3100대 이상 급감한 6692대에 그치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BMW도 지난해 화재게이트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BMW는 작년보다 23.8% 하락한 3만4383대로 1위 벤츠와 격차가 2만8000대 이상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토요타(-35.9%), 마세라티(-29.0%), 푸조(-27.6%), 캐딜락(-14.9%), 시트로엥(-18.5%), 인피니티(-11.6%) 등 대다수 브랜드 판매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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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브랜드 전용 전시장 내부.

반면 벤츠(6만2933대)와 지프(8455대), 볼보(8914대) 등 일부 브랜드는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상품성을 강화한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신차효과가 지속됐고, 다른 브랜드처럼 악재 없이 무난히 판매를 늘렸다.

벤츠는 올해를 두 달여 남겨두고 작년보다 10.2% 증가한 6만3000여대를 달성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해졌다. 벤츠의 전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33.2%로 압도적이다. 지프와 볼보는 올해 첫 연간 1만대 판매 돌파를 앞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브랜드 입지를 굳힌 지프는 작년보다 39.9% 성장했고, 신흥 프리미엄 브랜드로 떠오른 볼보는 23.9% 판매를 늘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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