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 과학고와 영재학교 선발체계를 대폭 개편한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일반고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이들 학교 또한 사교육을 유발하고 입시에 좌우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교육부는 지필고사를 비롯해 과학고·영재학교 선발을 비롯해 교육과정 운영방향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수정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는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제외한 특수목적고가 사라진다. 남아있는 과학고와 영재학교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과학고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비롯한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면접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국에 8개 학교가 있는 영재학교는 3단계로 뽑는다. 영재학교 경쟁률이 치열해 2단계에서는 수학·과학 시험을 통한 영재성을 확인하고 창의성·문제해결 검사를 위한 시험도 치른다.
2단계를 통과한 학생은 과학영재캠프에서 과제수행능력과 창의성 평가를 받는다. 영재학교는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 서울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대구과학고등학교, 대전과학고등학교, 광주과학고등학교로 총 6개의 영재학교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2개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모두 8곳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영재를 선발하는 도구를 개발하면, 그 즉시 사교육에 퍼진다”면서 “과학인재와 영재를 키우기 위한 제도였지만 대학 입학을 위한 경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시험이나 성적에 의존해 평가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형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선발방식 개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지필평가를 폐지하고 사교육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영재와 과학인재는 어떻게 누가 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일반인이 영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냐라는 문제부터 영재는 어떤 사람이 어떤 교육과정으로 가르쳐야 하냐라는 문제제기가 많았다”면서 “내년에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선발을 비롯한 교육체계 전반적으로 손을 보는 연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