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 1.'
KT 차기 회장 경쟁률이다. 현재 KT 소속이 아닌 30명이 KT 차기 회장 후보로 공모와 전문기관 추천을 받아 출사표를 내밀었다. 이보다 앞서 KT는 사내 인사 7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압축했다.
KT 사내 인사 7명(YB)은 차치하더라도 공모 또는 추천 후보 30명 가운데 대다수가 KT 출신 인사(OB)로 추정된다. 물론 과거 KT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그리한 것처럼 의외의 인물 또는 낙하산 인사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 차기 회장 후보가 37명으로 압축된 만큼 KT 안팎의 최대 관심은 과연 누가 회장이 되느냐다.
이전과 다른 건 YB든 OB든 KT 전·현직 인사가 회장이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높다는 것이다. 기대가 현실이 돼 KT 전·현직 인사 가운데 한 명이 차기 회장이 되면 남중수 전 사장 이후 10년 만에 KT 출신 CEO가 되는 것이다.
차기 회장으로 YB를 선호하는 KT 임직원이 있는가 하면 OB를 선호하는 KT 임직원도 있다. YB와 OB에 대한 선호도는 갈리지만 판단 기준은 동일하다.
차기 회장이 KT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KT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라는 말이다.
KT는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유무선 통신은 물론 유료방송·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40개 이상 거느리고 있다.
차기 회장이 KT에 대해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KT 주요 사업은 규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유무선 통신은 물론 유료방송도 규제 대표 산업이다.
차기 회장은 정부, 국회, 시장과 상충되는 KT 이해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못하면 CEO로서 리더십 발휘가 원천 불가능해진다.
또 공기업으로 출발한 배경과 국내 최대 ICT 기업이라는 이유로 경쟁사보다 '공익'을 위해 희생을 요구받는 일도 허다하다. 때로는 KT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이 우선이다. 이익 추구가 존재 이유인 일반 사기업과는 분명 다르다.
이처럼 KT가 처한 상황이 복잡다단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차기 회장은 무엇보다 KT가 처한 현실에 정통하고, 남다른 이해력을 갖춰야 한다.
KT 사내 후보 7명뿐만 아니라 KT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현직 인사인 만큼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내 후보뿐만 아니라 KT 출신 인사 모두 주요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만큼 능력은 검증됐다. 전문성도 마찬가지다. 속된 말로 스펙은 누구 하나 차기 회장감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경험이 많거나 익숙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잘하는 건 상식이다.
이론적 지식과 기업 경영 경험보다 KT를 꿰뚫고 한발 앞서는 방향성을 제시할 차기 회장의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KT를 잘 아는 인물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 현직이냐 전직이냐는 부차 문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