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랜드 승용차 판매가 4개월째 급감했다. 반면에 반사효과에다 신차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중에서 처음으로 월 8000대 넘게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난달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이 1977대로 작년 동월에 비해 58.4% 줄었다고 5일 밝혔다. 일본차 판매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2674대)에는 -17.2%였는데 8월(1398대)에 -56.9%로 감소 폭이 확대됐고 9월(1103대)에도 〃59.8%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으로는 3만634대로 작년 동기대비 13.1% 줄었다.
일본차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작년 동기보다 10.8% 증가하며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브랜드별로는 렉서스가 456대로 1년 전에 비해 77.0% 급감했다. 9월까지만 해도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달에는 기세가 꺾였다. 토요타(408대)와 닛산(139대)도 각각 69.6%와 65.7% 감소했다. 다만 혼다와 인피니티는 감소폭이 축소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작년 동월에 비해 혼다(806대)는 -8.4%, 인피니티(168대)는 12% 증감률을 나타냈다. 특히 혼다 파일럿은 665대로, 적극적인 할인정책에 힘입어 10월 모델별 판매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8025대를 판매하며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벤츠 판매는 작년 동기보다 26.0% 뛰며 점유율 36%가 넘었다. 누적으로는 6만2천933대로 10.2% 증가했다. 판매 순위 10위안에 'E300'과 'E220d' 등 벤츠 모델만 6종이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승용차 판매 실적과 비교해봐도 벤츠는 쌍용차(8045대)에 근소한 차로 뒤져 4위에 오르게 됐다. 르노삼성(7916대)과 한국지엠(5707대)에는 한참 앞섰다.
벤츠 관계자는 “E클래스와 S클래스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가 365대 판매되는 등 고성능 AMG 모델 전체 판매가 늘었고 9월에 나온 A-클래스 해치와 GLE 신차나 C200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벤츠 판매는 2위인 BMW(4122대)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BMW는 1년 전보다 93.4% 증가했다. 인증 문제가 풀리며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2210대)가 533.2% 뛰었다. 'Q7 45 TFSI Quattro'는 1394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지프(1361대)와 볼보(940대)가 97.2%와 36.8%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은 2만2101대로 작년 동월보다 6.2% 증가했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누적으로는 18만9194대로 작년 동기(21만7868대)보다 13.2% 감소했다. 독일차가 1만599대, 스웨덴이 940대로 각각 39.8%와 36.8% 증가했고 미국차는 1882대로 4.2% 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신차효과와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전월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