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에 핵심 신차 5종을 중국에다 내놓고 침체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 얼어붙은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고급·첨단 장치를 대폭 보강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차 5종 양산 목표는 총 50만대다. 지난해부터 빙하기에 접어든 중국 자동차 시장에 재도약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다.
3일 현대·기아차가 부품 협력사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중국 현지 출시가 확정된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프로젝트명 DN8C·10만대), 아반떼(CN7C·20만대), 아반떼 하이브리드(CN7C HEV·2만대), ix35(NU PE·10만대), 기아차 대형 SUV(KU·8만대) 등 5종이다. 총 양산 목표는 50만대에 이른다.
가장 먼저 출시할 차종은 내년 3월에 판매하는 중형 세단 신형 쏘나타다. 8세대 쏘나타의 중국형 모델이다. 첨단 장비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디지털 키, 음성인식 공조제어 등을 넣는다. 쏘나타는 현재 중국 내 현대차 세단 라인업에서 최고급 차종으로, 수익성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형 아반떼는 투입 시점을 최대한 앞당겼다. 7세대로 거듭날 아반떼는 내년 3월 국내 출시에 이어 8월부터 중국 판매에 들어간다. 그동안 현대차는 국내 신차 출시 후 6개월에서 1년 뒤 중국 판매를 개시했다. 그러나 신형 아반떼는 국내 판매 5개월 후로 앞당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아반떼가 속한 준중형 차급은 중국 세단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다. 신형 아반떼는 가솔린을 기본으로 T-GDI 터보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며, 아반떼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 모델도 동시 투입한다.
현지 전략형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35는 2017년 2세대 출시 3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쳐 내년 11월 데뷔한다. ix35는 엔씨노와 투싼 간극을 메우는 베이징현대 주력 SUV다. 내년에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디자인 개선은 물론 커넥티비티 기능과 능동형 안전장비를 보강한다.
기아차가 내년 6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KU는 '중국형 카니발'로 알려진 독자 모델이다. 대형 SUV 차급으로 분류되는 KU는 기존 카니발처럼 미니밴 차체 구조로 설계했다. 성인 7명 이상이 탈 수 있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기아차는 KU를 앞세워 기존 SUV와 차별화된 승용 미니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사업 수장을 교체하는 등 내년 신차 공세를 앞두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자리에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인 이광국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폭스바겐 중국 연구개발(R&D) 담당을 지낸 스벤 파투쉬카를 중국기술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둥펑웨다기아 총경리에 리펑을 임명했다. 기아차가 현지인을 중국법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