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료관광도 이제 체계화한 서비스로 발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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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의 처남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가족 병문안이 주된 방한 목적이었다. 아랍 왕족이라는 최고 부자가 한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은 사례다. 한국 의학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단편으로 보여 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로는 중국인이 가장 많다.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이들 중국인 환자의 약 42%가 '뷰티&웰니스'로 분류할 수 있는 성형외과, 피부과, 검진센터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의료관광은 뷰티라는 고정관념이 강하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 이외에도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국적의 환자들이 한국을 찾는다. 암, 종양, 이식, 불임 등 여러 질환의 고난도 치료를 받고 있다. 그 수는 2009년 6만명에서 2017년 32만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다.

다만 외국인이 한국에서 치료를 받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특히 아랍처럼 한국이 생소한 지역 국민은 더욱 그렇다. 특정 질환에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종교 행위와 할랄 푸드 같은 문화 특성은 지킬 수 있는지, 통역은 지원이 되는지 등 많은 것을 환자가 직접 알아봐야 한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제한된다.

병원 이외 즐길거리를 안내받을 방법도 마땅치 않다. 모든 것을 오로지 응대하는 사람 개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응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의료관광은 '관광'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의료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의료 특화 관광 사업이다. 다만 의료라는 특성 때문에 치료 및 요양이 필요하고, 대체로 체류 기간이 길다. 이에 따라 병원과 숙소, 휴식, 즐길거리 등이 결합된 종합 패키지가 유리하다.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된 분야에 긍정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매력 사업이다. 의료관광객이 많은 미국이나 독일은 물론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의료관광을 주목하는 나라가 증가하는 이유다.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의료관광을 위한 종합 상품 구성을 체계화해야 한다. 사람을 통하지 않더라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원하면 누구나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의료관광 스타트업 하이메디가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원, 숙소, 교통, 유치 기관, 쇼핑, 즐길거리 등 각 분야 간 긴밀한 협업이 필수다. 예전에는 여행을 위해 여행사를 찾았지만 이제는 대부분 PC나 모바일에서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택시를 호출하기 위해 전화를 하고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택시 호출이 자연스럽다. 의료 관광 역시 이런 변화에 맞춰 시스템화, 서비스 표준화가 이뤄져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 국민들이 국외에서 의료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20조원 이상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0.5%도 안 될 정도로 미미하다. 그러나 한국의 뛰어난 의료 수준,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매력이라면 충분히 더 많은 환자를 한국으로 모아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의료관광에 더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이유다.

유광진 하이메디 최고제품책임자(CPO) gwangjin@hi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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