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캐주얼 게임이 모바일 광고 산업과 맞물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 시장에서 소규모 게임사 대안으로 떠오른 데 이어 대기업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하이퍼캐주얼 게임 글로벌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이퍼캐주얼은 기존 캐주얼 게임보다 단순한 룰과 부담 없는 접근성을 갖춘 장르다. 주요 수입원은 동영상 광고다. 부두, 케찹, 미니클립이 대표 업체다.
게임 데이터 분석업체 텐진과 글로벌 미디에이션 플랫폼 아이언소스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세계 하이퍼캐주얼 게임 월 이용자 수(MAU)는 8억6000만명이다. 연간 매출 기준으로 2조4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다운로드 수가 2018년 7월 6500만건에서 1년 만에 8000만건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매출 지표인 전체 이용자 1인당 평균 결제금액(ARPU), 지출 이용자 1인당 평균 결제 금액(ARPPU), 일일 활성 이용자 1인당 평균 매출액(ARPDAU) 관점에서 보자면 MMORPG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하지만 한 번 이용했던 이들이 재접속하는 리텐션으로 시선을 돌리면 다르다. 출시 7일째 되는 날 리텐션은 15% 수준으로 MMORPG보다 높다. 연간 플레이어 세션 시간은 업계 평균 5배에 달한다.
MMORPG가 흥행공식인 국내서도 다운로드 수만큼은 하이퍼캐주얼 장르가 시장을 주도한다. 3분기 국내 게임 앱 다운로드 수 1위는 부두가 서비스하는 '아쿠아파크'다. 다운로드 톱10에 '미스터 불렛' '펀레이스3D' '젤리 시프트' '퍼펙트 슬라이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이퍼캐주얼이 매출 측면에서 불리함에도 인기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는 가볍고 이해하기 쉬우며 원하는 시간만큼 플레이할 수 있다. 개발자는 쉽고 빠르고 적은 인원으로 개발, 유통할 수 있다. 관리가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최근에는 약점이던 매출 기대치도 모바일 광고 플랫폼 고도화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다. 이용자획득(UA) 시장에서 1000회 노출 당 설치 수(IPM)가 향상됐다. 코어장르에 비해 낮은 입찰가를 낼 수 있어 1000회 유효 노출 당 비용(eCPM) 경쟁력이 높다. eCPM은 광고가 만들어낸 효과를 측정키 위해 사용된다. 덕분에 해외에서는 구글 애드몹, 유니티 애즈, 애드콜로니 등 모바일 광고 플랫폼 회사가 대형 퍼블리셔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한다. 역시 약점이던 이용자당 기대수익(LTV)와 앱 설치당 광고비용(CPI)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Z세대를 중심으로 게임 이용시간이 줄어들고 시청 콘텐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언소스가 2년간 하이퍼캐주얼 이용자 6억6000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이퍼캐주얼로 게임에 입문한 후 IAP 게임을 이용하게 되는 부류는 20%다. 새로 게임에 유입돼 적응한 뒤 기존 코어한 IAP로 옮겨갔음을 의미한다.
또 하이퍼캐주얼 게임 이용자는 다른 카테고리 게임 이용자보다 두 배 많은 4.8개 비디오를 보며 평균 10배 더 많은 앱을 설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아직 주류는 아니다. 스프링컴즈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업체와 인디게임사가 진입한 가운데 대기업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광고와 연결한 사업전략을 세웠고 넷마블은 터키에서 하이퍼캐주얼 게임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움직임을 보인다.
게임사 관계자는 “IAP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게임 퀄리티가 BM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국내 이용자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장르는 MMORPG뿐”이라며 “중국이 최대 하이퍼캐주얼 시장으로 떠오른 것을 보면 예의주시할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