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내수 가전유통 시장이 3분기에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전자랜드 등 4개 가전유통 전문 회사들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2%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7, 8월 여름철 판매 핵심인 에어컨의 판매 부진이 직격타로 작용했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며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이 부진했다. 에어컨은 가전업체의 연간 실적을 좌지우지 해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가전 매출의 증가 여부는 '하늘의 뜻'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3분기 성적표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혁신 제품은 언제든 새로운 수요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3분기 삼성디지털프라자는 약 6360억원으로 1%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부분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가장 선방했다.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10'의 인기와 완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갤럭시 폴드' 등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최근 꾸준히 판매 상승세를 보여 주던 LG베스트샵은 주춤했다.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그동안 '신가전' 시리즈로 나 홀로 호황을 누렸지만 건조기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가전 내수 시장을 이미 포화상태로 본다.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제품의 신규 수요보다는 대체 수요가 중심이라는 것. 프리미엄 제품과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혁신 가전은 이 때문에 중요하다. 소비자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면서 제품 평균 판매 단가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내수 가전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는 업계에선 이미 수년 전부터 나왔다. 이를 극복할 수단은 '수요'보다 '공급' 쪽에 있다. 업계가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춰 시장을 리드해야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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