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에 들어선, 대한민국 사진계를 대표하는 1970년생 개띠 사진가 5인이 뭉쳤다.
비움갤러리는 김미정, 라인석, 박종면, 우영, 이상신 등 개띠 사진가 5명의 사진전 '見, 바라보다'를 서울 충무로 비움갤러리에서 오는 1일부터 6일까지 6일간 무료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김미정 사진가는 올해 쉰 살이 된 곡선 많은 스스로를 '은밀하게' 바라보고, 라인석 사진가는 자신의 작업세계와 작품, 작품을 바라보는 자신을 바라본다. 박종면 사진가는 3·1운동 100주년과 작금의 한·일 경제전 상황을 맞아 올해 별세한 김복동 위안부 할머니와 소녀의 '한(恨)'을 바라본다. 우영 사진가는 마네킹이 된 자신을 들여다본다. 이상신 사진가는 눈으로는 보이지만 마음으로는 보지 못하는 이미지를 '돌'을 통해 바라본다.
박종면 사진가는 “우스갯소리로 이 전시를 개띠 5명이 모였다고 해서 '개판오분전(開版五分前)'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판오분전'은 6·25전쟁 당시 피난촌에서 배식용 밥이 다 지어지기 5분 전에 가마솥 뚜껑을 열 때가 됐다는 뜻”이라면서 “'개판 5분 전'이라는 말을 외쳤다는 것에서 유래된 말로 개판오분전에는 혼란이 아니라 완성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라인석 사진가는 '見, 바라보다'를 주제로 전시관을 채운다. 그는 '내 작업을 바라보다', '내 전시를 바라보다', '나 자신을 바라보다', '그리고 바라보기를 바라보다'라는 총 4개 테마로 사진을 전시한다.
김미정 사진가 또한 '見, 바라보다'를 주제로 방 한 칸을 온전히 비우고 카메라를 설치한다. 그는 “빈 방은 '밝은 방'이라 설치한 조명을 빼고 조금은 거칠게 ISO를 올린다”면서 “느슨하게 조인 조리개는 피사체를 피해서 늘 보던 앞모습이 아니라 표정을 지어낼 수 없는 뒷모습을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직장과 아이들의 학교 문이 닫히기 직전인 쉰 살의 나를 본다”고 덧붙였다.
박종면 사진가는 '恨을 보다'를 주제로 전시상황을 표현한다. 박 작가는 “우리 민족을 침략, 침탈, 겁탈했던 일제가 다시 선전포고를 해왔다”면서 “주요 물품 수출 중단,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보복은 사실상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김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 맺힌 삶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소녀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한(恨)을 풀지 못했다. 죄의식 없는 뻔뻔한 전범(戰犯)을 본다. 지금은 전시상황, 전시에 맞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우영 사진가는 '쇼윈도'를 주제로 참여한다. 그는 “나는 쇼윈도 안의 마네킹을 바라본다. 그러다 쇼윈도 안에 있는 나를 바라본다”면서 “마네킹인지, 나인지, 연극인지, 현실인지. 내가 바라보던 마네킹이 어느새 나를 바라본다”고 전했다.
이상신 사진가는 '돌, 새로운 구상'을 주제로 참가한다. 그는 “이번 작업의 오브제는 Stone, 돌이다. 돌은 수렵의 도구였고 현대 시대 건축의 중요한 자재물”이라면서 “우리는 돌을 보고자 하지 않고 결과물만 보고자 한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개인은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존재지만 하나의 돌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