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룸미러나 백미러, 선루프가 강한 빛을 받으면 선글라스처럼 스스로 어두워지는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 개발, 상품화될 전망이다. 기존의 미러 등 유리 사이에 전기변색 액체를 주입하는 유사 기술보다 단순한 구조로 설계돼 생산 등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립하이는 전기신호를 통해 유리 투과도와 색상을 조절하는 변색 유리기술 기반 자동차용 룸미러와 백미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은 플라스틱이나 유리에 얇은 전자 박막을 입혀서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센서가 강한 빛을 감지하면 전류를 흘려주고 이후 룸미러의 유리가 짙은 색으로 변한다.
미국 젠텍스가 이미 전기 변색유리를 상용화해 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유리 두 장 사이에 '바이올로젠'이라는 액체형 변색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이 두껍고, 대면적화와 플렉시블한 각종 디자인 구현이 어렵다. 여기에 복잡한 설계로 생산비용도 높은 편이다.
반면에 립하이는 전기 변색유리 제조에 디스플레이·반도체를 만들때 쓰이는 박막 증착 기술을 적용했다. 금속산화물로 다중 초박막 필름을 적층하는 방식이다. 액체 물질을 이용하지 않고, 플라즈마 증착 방식 금속산화막을 유리에 코팅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대형화는 물론 곡률이나 크기와 상관없이는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 적용이 가능하다. 또 단순한 구조로 설계돼 제조 원가도 상대적으로 낮다.
립하이 관계자는 “우리는 낮은 전압(2V 이하)을 인가해 유리의 투과도와 반사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확보했다”며 “내년도 상용화를 목표로 영업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립하이는 지난해 한라그룹으로부터 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