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데이터 3법 없는 메기는 어불성설(語不成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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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핀테크 산업은 정보기술(IT)기업·스타트업 성장과 궤를 함께한다. 우리가 등장하면서 전통 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기존 시장을 흔든 메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데이터 3법 개정이 어려워지면서 추가 혁신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생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한 핀테크 기업 대표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국회 데이터 3법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마이데이터 산업도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확산되면서 국회 셧다운이 장기화한 것이다. 올해 데이터 3법 통과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인슈어테크의 고민이 커졌다. 원자재인 데이터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외 핀테크·인슈어테크 기업이 다양한 정보를 분석·가동해 시장 경쟁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데이터 경제'를 선언했다. 데이터를 적극 개방하고 공유해 새로운 산업을 기르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선언에 가장 잘 부합한 것이 핀테크·인슈어테크 기업이다.

실제 이들이 등장하면서 우리 생활의 금융 서비스가 대변화를 이뤘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뱅킹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고 보험정보 조회, 설계까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원스톱 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진입자 등장에 기존 금융권도 반응했다.

그러나 현재 일련의 상황은 추가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새로운 진입자가 다양한 정보를 가공해 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멈춰 있다. 지금 시대에 멈춘다는 것은 도태와 직결된다. 일각에서는 해외보다 우리가 수십 년 뒤처져 있다고 우려한다.

데이터 3법 통과가 더 이상 지체돼선 안 된다. 혁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메기가 메기답게 시장을 흔들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때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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