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가 재료연구소와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독립법인화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NST는 이 의견을 국회에 제출해 지난 2017년 상정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처리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주춤했던 이들 기관의 독립법인화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NST는 지난 20일 이사회에 상정한 '핵융합연과 재료연 독립법인화' 안건에 대해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고 이를 공식의견으로 확정했다.
이번 이사회에 NST는 정량적·정성적 요소를 함께 따지는 '종합평가법(AHP) 분석'을 거쳐 도출한 핵융합연 독립법인화 추진 타당성은 0.804, 재료연은 0.880 수치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수치는 0부터 1까지로, 0.5 이상이면 시행이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검토 작업을 수행한 NST 구성 전문위원회는 양 기관에 대한 독립법인화가 현행 유지보다 효과적이라는 종합의견을 내놨다.
전문위는 “핵융합에너지 관련 글로벌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해 지금이 핵융합연 독립법인화 추진 적기”라며 “핵융합에너지 실증을 위한 국제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2025년 첫 가동을 하게 돼 이에 앞서 기관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료연에 대해서는 현재 국제상황에 비춰 독립이 절실하다고 봤다.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를 비롯한 국제 밸류체인 변동에 발맞춰 소재·부품·장비 연구 구심점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도 주요 배경이 됐다.
이번에 확정한 이사회 의견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핵융합연, 재료연에 대한 독립법인화 내용을 담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 2017년 국회 법안소위에 상정했으나 현재 계류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는 핵융합연·재료연 독립법인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힘을 보태겠다고 나서는 의원도 상당수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핵융합연이나 재료연은 규모나 역할을 볼 때 분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관련 추가 입법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과방위 자유한국당 간사는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법안 검토 과정에서 이견이 나오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면서 “국정감사에서 연구인력 확충, 연구중복 여부 등에 대해서도 적극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