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시장에 포문...200만원 보유한도 사실상 상향조정

현행 200만원인 네이버페이 간편결제 보유 한도가 사실상 상향됐다. 네이버페이는 올 하반기 들어 공격적 마케팅도 전개, 간편결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간편결제 거래 금액은 총 80조14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1% 성장했다.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에 200만원으로 묶여 있는 충전 한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 정책을 변경했다. '대기 중 포인트'를 신설, 한도가 다 찬 경우에도 추가 포인트를 쌓는 길을 열었다. 네이버페이로 보유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8월 말까지 200만원이 최대였다. 네이버는 그동안 전자화폐 발행권면 최고 한도 200만원을 지켜 왔다.

네이버가 신설한 '대기 중 포인트'는 충전이 아닌 적립에 한해 이뤄진다. 보유 한도 200만원이 다 찬 계정에서 상품구매·이벤트로 네이버페이 포인트가 변동되면 초과분만큼 대기 중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대기 중 포인트는 해당 계정 보유액이 200만원 이하로 떨어지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자동 전환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용자가 직접 충전한 금액 외에 마케팅 보너스를 (한도 외로) 추가 적립하는 것은 법령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의 이 같은 행보는 오는 11월 기업 분사를 앞두고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카드사, 쇼핑업체, 유통업체와 손잡고 5만원 이상 포인트를 쌓아 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페이 보유액을 최대한 키우는 전략이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간편결제 충전금 한도 상향 논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정책 변경은 사실상 네이버페이 보유 한도를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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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대기중 포인트 예시. 사진=네이버

금융위는 소비자보호장치 마련과 간편결제 보유 한도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간편결제 한도 상향 시기나 방법은 여전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한도가 늘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간편결제 충전 한도를 200만원으로 제한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은 10여년 전에 마련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간편결제 충전 한도를 300만원이나 500만원으로 올리되 보유액 가운데 일부를 금융기관에 예치하거나 지급 보증을 거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본다.

인터넷업체 간편결제 사업 규모는 계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NHN페이코 등 주요 간편결제 업체의 미상환 잔액은 약 2792억원이다. 카카오페이 1299억원, 네이버페이 867억원, 토스 558억원, NHN페이코 68억원 순이다.

간편결제 회사 관계자는 “주요 사업자인 네이버페이가 보유 한도 상향에 들어가면서 경쟁사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9월 현재 카카오페이는 한도가 다 찬 경우 추가 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하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안에서 결제 활동을 통해 얻은 보상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은행 계좌에서 네이버 계정에 금액을 충전해 쓰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충전과 적립을 합친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안에서 원화와 같은 가치를 발휘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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