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지난 1991년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아 이곳 창원공장에서 벤츠의 엔진 생산을 시작했다. 같은해 현대자동차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알파 엔진' 생산을 처음 시작했다. 이보다 3년 뒤졌지만, 쌍용차는 단기간내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하며 창원공장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진의 생산 메카로 성장시켰다. 벤츠의 깐깐한 생산 설비와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300만대 엔진 생산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방문한 쌍용차 창원공장은 쌍용차 평택공장의 8분의 1규모인 11만㎡ 수준으로 2개의 공장동으로 구성됐다.
직원은 생산기술직 407명에 사무관리직 76명 등 모두 483명이 근무하고 있다. 창원공장은 1·2공장으로 나눠졌다.
1공장은 쌍용차의 주력 모델 '티볼리'의 엔진을 만들고, 2공장은 중형급 이상 가솔린·디젤 엔진을 생산한다. 1공장은 연간 최대 9만대, 2공장은 16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디젤과 가솔린, 내수와 수출용 등을 포함해 모두 7종의 엔진을 혼류 생산한다.
공장 내부에 들어섰을 때, 바쁘게 돌아가는 조립·생산라인과 달리 실내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했다. 약 60%에 달하는 자동화 생산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부품을 깎고 다듬고 검사하는 모든 과정이 100% 자동화됐다.
소수의 작업 인원은 공정이나 생산품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며, 간혹 오류가 발생할 경우 조치하는 정도였다.
쌍용차 창원공장은 1000개가 넘는 부품을 국내외 협력사들로부터 공급받지만, '실린더 블록'과 '실린더 헤드', '크랭크샤프트' 등 핵심 부품은 자체 제작·생산한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혼류생산 및 고효율 생산 체제로 최근 정비를 마무리하면서 다기종·소량생산에 적합한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생산되는 7종의 엔진 중 가솔린 엔진은 디젤보다 많은 4종이다. 2014년 쌍용차 내수 판매량의 3.9%에 불과했던 가솔린차 비중이 지난해 30% 수준까지 늘어나면서다.
더욱이 올해는 '티볼리'와 '코란도'에 탑재되는 '1.5 가솔린 터보 엔진'까지 더해지면서 가솔린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쌍용차가 2016년 4월부터 37개월 간에 걸쳐 개발한 1.5 가솔린 터보 엔진은 경쟁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비해 배기량은 낮지만, 1500rpm에서부터 4000rpm까지 넓은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뛰어난 가속성능 만큼은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디젤엔진' 이미지가 강한 쌍용차도 최근 친환경 선호 추세에 발맞춰 가솔린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민병두 쌍용차 창원공장장(상무)은 “미세먼지 이슈 등 디젤엔진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디젤 위주였던 SUV시장이 가솔린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며 “뛰어난 성능을 내면서도, 효율이 좋은 1.5 가솔린 터보엔진이 티볼리와 코란도에 장착되면서 국내외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진의 품질 관리 역시 철저했다. 창원공장의 엔진 생산 불량률은 가공라인에서 50ppm(100만대 당 불량 개수), 조립라인에서 100ppm 수준이다. 평택 완성차 공장으로 보내진 이들 엔진은 다시 검사를 하게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불량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변진수 쌍용차 생기보전팀장은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엔진을 모르는 사람도 조립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생산체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창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