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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 링카코리아 대표는 한국은행 출신의 블록체인 업체 최고경영자(CEO)다.

임기제 공모직 자리이던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으로 4년여 재직한 뒤 핀테크·보안업체를 거쳐 블록체인 업계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한은 재직 때부터 스마트금융을 연구하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2014년 동료들이 암호화폐가 곧 소멸될 개념으로 치부했지만 그는 원리부터 이해하기 위해 직접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기도 했다.

블록체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7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업체의 성장성을 가늠했다. 그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금융업을 혁신시킬 키워드라고 판단, 지난해 링카코리아에 합류했다.

링카코리아는 회사 임직원 구성부터 금융과 블록체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리스크 관리, 마케팅 기획 등 주요 임원은 신한카드·삼성카드·BC카드 등 제도권 금융회사 출신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IBM 출신으로, 딜로이트컨설팅에서 '하이퍼레저 전도사'로 이름을 알렸다.

링카는 서비스보다 토털 솔루션에 초점을 맞췄다.

'미르의 전설' 지식재산권(IP)이 있는 위메이드와의 협업은 이 같은 방향성을 잘 보여 준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필요한 전자결제(PG)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판매시점관리(POS), 온타임 QR코드 등도 링카가 갖춘 주요 솔루션이다.

가맹점 모집이 링카의 주요 관심사가 아닌 이유다.

김 대표는 한은 금융결제국 출신으로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이 얼마나 중앙화됐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암호화폐가 실생활에서 당장 사용될 수 없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김 대표는 16일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뿐만 아니라 송금, 대출, 교환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지금은 솔루션부터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 법 위반 여부조차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만들어낸 폐해다.

김 대표는 “외국에서는 암호화폐로 월급을 주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게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조차 없다”면서 “금융 당국과 중앙은행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외국 사례를 연구하고 규제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향후 목표는 블록체인 컨설팅 전문 자회사 설립이다. 최근 '블록체인 특구' 부산시 지역화폐 사업 컨설팅을 성공시키면서 노하우도 축적했다. '링카' 토큰의 거래소 상장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컴플라이언스 관련 컨설팅이나 암호화폐 자금세탁방지(AML), 인공지능(AI) 기반 블랙리스트 솔루션 등에 주력하는 자회사를 10월에 분사시켜서 설립하겠다”면서 “올해 메인넷이 완성된 만큼 리스크 관리가 잘돼 있는 거래소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