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 '테라' 개발에 핵심역할을 했던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으로 돌아온다.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V4가 복귀 무대다. 모바일 액션 RPG '히트'로 흥행에 성공한 지 3년 만에 선보이는 MMORPG다. 작년 한 해 총 매출을 뛰어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히트가 '201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만큼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크다.
V4는 2년간 120여명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대작이다. MMORPG만 줄 수 있는 경험에 집중했다. 대규모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서버 간 이용자가 만나는 인터서버가 핵심 재미다. 다른 서버 이용자와 함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한 서버 안에서 이뤄지는 진영 간 전쟁(RvR)을 넘어 서버 간 자존심을 겨룰 수 있도록 했다.
박 대표는 “MMORPG는 종합예술”이라며 “과거와 달리 현재 이용자층이 MMORPG에 원하는 게 달라져 캐릭터, 초반 전투, 성장 등 제대로 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V4는 넷게임즈 향후 기업 존속과 비전달성에 키를 쥐고 있는 작품이다. 히트로 상장에 성공했지만 올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후속작이었던 '오버히트'도 기대만큼 매출을 내지 못냈다.
절박함은 넥슨에게도 마찬가지다. 연초 '스피릿위시'는 반짝 흥행에 그쳤고 '트라하'는 기대한 성적에 미치지 못했다. 넥슨 MMORPG 라인업에 의미 있는 작품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V4는 이용자가 원하는 걸 맞추면서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게임”이라며 “개발자와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V4 흥행에는 박 대표가 꿈꾸는 산업적 목표도 담겨 있다. 현재 게임산업계는 고액연봉자가 즐비하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에서 많은 연봉을 준다.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최저임금수준 포괄임금을 주면서도 체불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간극이 커지면서 산업 건전성과 성장성에 물음표가 달리며 허리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게임즈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허리가 되기를 자처한다. 대기업에 준하는 연봉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천상계'와 '바닥계' 사이 공백을 막고자 한다.
박 대표는 “게임업계가 층별로 나뉘지 않고 바닥과 천장만 존재하는 기이한 형태”라며 “이 사이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V4 뒤를 이을 신작도 개발 중이다. 히트 지식재산권(IP) 기반 MMORPG로 히트 IP를 확장하고 오버히트 경험을 살린 멀티히어로 작품을 개발한다.또 PC 콘솔 겸용 게임으로 플랫폼 확장도 한다. 2~3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 프로젝트로 60여 명이 현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넥슨 자회사로 들어오면서 넥슨이 신규 IP를 만들어주는 걸 바랐다”며 “히트 MMORPG는 그런 방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