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긴장 정도로 환자 통증을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처음 확인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전영주 미래의학부 박사팀이 경희대한방병원과 함께 객관적인 맥진 지표를 개발해 전통의서 속 맥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통증 환자는 긴장된 맥 특성 보인다는 전통의서 내용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통증이 잦은 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월경주기에 따라 한의학연에서 개발한 맥진기(KIOM-PAS ver.2.0)를 이용해 맥파 신호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난소가 발육 성숙하는 난포기와 황체가 활동하는 황체기에서는 환자군과 대조군 간 맥파 지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월경기에서는 환자군과 대조군 간 맥이 차이를 보였다. 환자군 맥이 대조군 맥보다 긴장되고 깊이가 얕으며 최적 가압값은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맥파 신호를 기반으로 통증 상태의 긴장된 맥을 정량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통증 치료 경과를 맥진을 이용해 정량적으로 진단,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영주 박사는 “한의학 맥을 정량 지수로 구현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임상 유효성까지 검증했다”며 “다양한 지표를 개발하고 신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원장은 “맥진은 수천 년 간 임상에서 활용한 한의학 대표 진단법”이라며 “맥진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한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한의약 진단·치료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