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경제, 산업, 문화 전반에 걸쳐 지식재산 적정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 거래를 활성화하는 기반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지식재산업계가 4일 '제2회 지식재산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강국 도약을 다짐했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최한 기념식에서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식재산 시장 활성화, 지식기반 R&D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 현재와 미래'를 주제 기조강연에서 “통상 신약개발에 1조3000억원, 13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임상에 실패하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기업이 R&D를 하는 것은 특허독점권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10년에서 20년가량 시장에서 독점권을 누리면서 수익을 거둔다”면서 “단일 약품 하나의 매출이 우리나라 제약 산업 전체 매출과 맞먹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신물질에 대한 독점권 등으로 다른 약품을 개발하는 등 부가가치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다고 했다. 물질원천특허, 제법, 제형조성, 의약용도 등 특허를 세분화해 지식재산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K팝이 이끄는 지식재산의 힘'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포켓몬, 스타워즈, 마블시리즈 등이 대중문화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라면서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이 세계 대중문화의 패권을 차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펼치며 패권 다툼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미국의 압도적인 지식재산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도 지식재산권에 있다고 했다. “최근 K팝이 한국의 자랑이자 주요 지식재산이 됐다”면서 문화부문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패널토론에서도 지식재산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김주환 한국특허전략개발원 팀장은 “특허 DB엔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정보의 90% 이상이 담겨있다”면서 특허 정보 빅테이터 분석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신지식의 75%가 특허문헌으로만 존재할 정도”라면서 “특허 문헌을 무시한 R&D는 70% 이상이 중복연구가 되거나 기술문헌을 파악하지 못한 R&D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특허법인 아주 변리사는 “S&P 500 소속 기업의 무형자산 즉 지시재산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의 전체 자산 가운데 지식재산 비중은 1995년 68%에서 2015년 84%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리사는 특허실시표 DB 구축 방안과 기술이전 관련 규제 개선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지식재산의 날 기념행사는 '대한민국, 지식재산으로 통(通)하다'를 주제로 열렸다, 구자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위원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갑윤 국회의원, 원혜영 국회의원 등 지식재산 분야 주요 인사 및 수상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고려대 중앙창작뮤지컬동아리 '소울메이트'가 대한민국 지식재산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청년 지식재산인을 주제로 자체 창작한 뮤지컬인 '꿈팩토리'를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강한 지식재산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식재산 전시회'도 열렸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위조지폐 방지 기술과 차세대 플렉시블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활용 가능한 반도체 기술 등이 전시됐다. 종자, 마이크로 로봇 등 이날 국자지식재산인상을 수상한 유공자 보유 기술도 선보였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