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제약시장, 일본 독주 속 한국 뒤따라..중국·인도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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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 전경

아시아태평양(ACAP) 지역 대형 제약사 경쟁력은 일본이 독보적으로 앞선 가운데 우리나라가 그 다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제약사 혁신역량은 중국, 호주, 인도 등이 풍부한 자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우리보다 훨씬 앞섰다.

시장조사업체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가 발간한 'APAC 제약혁신 현황: 순위로 보는 기업분석과 미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지역에서 제약사 혁신이 가장 빠른 곳은 일본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대형 제약사 경쟁력은 입증됐지만, 중소기업 역량은 중국이나 호주 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산업 기반이 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아태지역 4만6509개 제약사 중 신약개발 가능성이 있는 929개 기업을 선별해 평가했다. 이중 10개 이상 의약품을 출시한 제약사는 '대형 제약사'로, 10개 미만은 '중소형 제약사'로 구분해 혁신 순위를 매겼다. 평가요소는 △신약개발 △초기 파트너십 활동 △신약 개발 성숙도 등이다. 이를 통해 '가장 혁신적인 대형 제약사' 41곳과 '가장 혁신적인 중소형 제약사' 100곳을 꼽았다.

'가장 혁신적인 대형 제약사'는 일본기업이 독식했다. 전체 41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인 23개가 일본기업이었다. 다이이찌산쿄가 전체 순위 1위에 올랐고 다케다제약, 에자이, 아스텔라스제약, 오츠카홀딩스 등 일본기업이 톱5 안에 모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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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혁신적인 대형제약사에 선정된 한국기업

일본 독주 속에 한국기업은 12곳이 순위권에 포함되며 두 번째로 이름을 많이 올린 국가가 됐다. 한미약품이 11위로 우리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대웅제약(12위), 한독(22위), SK그룹(24위), LG화학(26위),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29위)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태지역 국가로는 인도기업이 4곳, 호주와 중국이 각각 1곳이 순위권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국은 정부 바이오테크 지원 정책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일본이 독점하는 제약 혁신 분야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다”면서 “올 초 아스트라제네카는 향후 5년간 6억3000만달러를 한국 R&D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런 유인책으로 신약개발 점수가 상승하는 동시에 한국 내 혁신적인 R&D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중소 제약사 혁신역량을 평가하는 '가장 혁신적인 중소형 제악사' 100곳에는 중국과 호주 등 신흥 제약국가 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국가는 중국으로 총 35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뒤를 이어 일본이 25개 기업이 순위권에 오르면 대형, 중소형할 것 없이 아태지역 제약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14곳, 인도 7곳 등도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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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혁신적인 중소형 제약사에 선정된 한국기업

한국 중소형 제약사는 총 9곳이 순위권에 올랐다. 제넥신이 10위로 한국기업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았고 휴온스(15위), 툴젠(31위), 헬릭스미스(48위), 메디톡스(57위)가 뒤를 이었다. 이어 메디포스트(67위), 바이오리더스(75위), 진원생명과학(80위), 유유제약(96위)도 순위권에 포함됐다. 상대적으로 태동기인 중국이나 인도가 막대한 투자와 정부 육성정책으로 중소·중견 제약사가 약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형 제약사 중심 구조인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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