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첫 전기트럭 '포터EV'·'봉고EV' 내년 1분기 출시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년 초에 전기트럭(화물 전기차)을 국내 출시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개조형 전기트럭 외에 출시된 전기트럭이 없는 상황이어서 초기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가 각각 내년 1분기에 전기트럭 '포터EV'와 '봉고EV'를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올해 12월 500대 양산을 목표로 연간 6000~8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광주공장에서 이와 비슷한 규모로 생산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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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구원들이 신형 포터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포터EV는 LG화학 배터리, 봉고EV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각각 탑재한다. 포터EV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봉고EV는 기아차 '니로EV'와 같은 배터리 시스템을 각각 장착했다. 두 차종 모두 배터리 용량은 64㎾h다. 다만 전기트럭 주행 및 충·방전 환경을 고려해 배터리 가용 용량과 출력 등은 승용 전기차와 다르게 설계했다.

1회 충전에 따른 주행 거리는 160~200㎞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용량 배터리 장착으로 무게 중심 포함, 구동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조시스템 등을 최적화시켜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적재 중량을 실시간으로 감지, 이를 전기차 주행 상황에 맞도록 구동 효율을 조율하는 독자 기술도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전방충돌방지보조장치(FCA)나 차로이탈경고장치(LDW) 등 첨단 안전 사양 선택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가격은 생계형 운전자가 대다수인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해 5000만원대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국고 보조금(1800만원·2019년 기준)과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지원금(500만~700만원)을 합치면 3000만원 안팎에서 차량 구매가 가능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 1분기 포터EV와 봉고EV 출시를 목표로 연말부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면서 “화물트럭 고객 대다수가 생계형 운전자임에 따라 가격 경쟁력 제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 전기트럭 출시로 그동안 중소기업이 주도해 온 개조형 전기트럭 시장이 크게 위협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조형 전기트럭은 일반 내연관차 기반으로 제작해 주행과 충·방전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보급 확산을 위해 현대·기아차가 전기트럭을 내놓은 건 환영할 일이지만 수년간 중소기업이 해 온 개조형 전기트럭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수차나 중고차 등의 전기차 개조 관련법을 하루빨리 마련,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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