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중 영화 예고편이나 스틸컷을 활용한 콘텐츠는 삭제 조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영화를 비판하는 리뷰 영상은 살아남기 더 어려워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화 '봉오동전투' 예고편을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 상당수가 영화 배급사 쇼박스 신고 조치로 인해 삭제됐다. 유튜버 사이에서는 배급사가 영화 비판 여론을 막기 위해 저작권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 예고편은 본편과 마찬가지로 제작자가 저작권을 갖지만 묵시적으로 2차 저작물 활용을 허용하는 것이 관례로 통한다. 작품 흥행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적고 홍보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고편을 인용한 모든 경우에 대해 엄격하게 저작권을 단속하지는 않는다”며 “최근 케이스는 영화 외적 부분에서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이 담겨 있는 영상이라는 제보를 받았고, 공교롭게 예고편 인용으로 저작권도 함께 침해한 케이스였다. 배급사 입장상 저작권 침해를 문제 삼아 영상 삭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는 저작권 검증에 콘텐츠 ID 기술을 활용한다. 게시물을 저작권자로부터 제공받은 원본 콘텐츠와 대조해 일치하는 영상이나 음원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수익을 원 저작자에게 귀속시킨다. 저작권자는 그냥 두거나,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거나, 아예 삭제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음원의 경우 대부분 광고 수익을 이전 받는 것으로 합의를 본다.
한 유튜브 창작자는 “쇼박스 입장에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영상을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으로 걸 수 없으니 저작권 침해를 건다. 한두 번이면 괜찮은데 이런 편법을 너무 남용하니 문제가 된다”며 “유튜브 정책은 억울하면 소송을 하라는 것, 재판에 가면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영화 리뷰를 포함한 2차 저작물이 항상 저작권 침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된다고 볼 경우 법적으로도 문제 삼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2차 저작물이 상업적 용도인지, 사실에 입각한 저작물을 사용했는지, 원본 저작물의 자료 소량을 차용했는지, 원본 저작권 소유자에게 피해를 주는지 여부에 따라 판결이 내려진다. 국내 저작권법 역시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하지 않고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목적 등을 위한 경우 미국과 비슷한 기준을 따져 공정이용을 인정한다. 영화 예고편을 활용한 리뷰가 공정 사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판례는 아직 없다.
문제는 저작권 신고 접수를 받은 유튜브가 공정이용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 조치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분쟁 여지가 있더라도 원저작자 판단을 우선시한다. 이와 관련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영상을 신고할 경우, 유튜브는 법률에 따라 해당 콘텐츠를 차단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