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이 충북대 의대와 공동으로 살인진드기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다.
KAIST는 박수형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최영기 충북대 의과대 교수 연구팀 및 DNA 백신개발 전문업체 진원생명과학이 함께 구성한 공동연구팀이 살인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주의해야 할 10대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지정한 질병이다. 감염되면 6~14일 잠복기를 거친 후 3~10일 동안 고열에 시달리며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와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보인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공동연구팀은 31종의 서로 다른 SFTS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에서 공통 서열을 도출해 백신 항원을 설계하고, 진원생명과학의 플랫폼을 이용해 DNA 백신으로 제작했다. D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만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기존 백신보다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감염 동물모델인 패럿에서 백신이 감염을 완벽하게 억제하고 증상도 없애주는 것을 확인했다. 또 수동전달 기법으로 바이러스 당단백질에 대한 항체 면역 반응이 감염 억제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향후 진원생명과학에서 임상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수형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SFTS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최초로 개발하고, 패럿 동물모델에서 완벽한 방어효능을 증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또 최영기 충북대 교수는 “국제적으로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쾌거”라면서 “지속 연구를 통해 SFTS 바이러스 백신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