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 대응 차원에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용으로 출시된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보복 조치를 취해 왔다”면서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영업부 직원으로부터 '필승코리아 펀드'(NH-Amundi 필승코리아증권투자신탁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 펀드에 가입했다. 펀드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14일 출시한 상품이다.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낮춰 그 수익이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용사도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지원한다.
문 대통령의 펀드 가입은 개인 자금으로 이뤄졌다. 가입액은 5000만원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금융 상품에 공식 가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개인정보 동의 요청서 등 가입 서류를 꼼꼼히 읽어 보고 여러 번에 걸쳐 동의 표시 및 사인을 했다. 주식·펀드 경험을 묻는 질문엔 “처음이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펀드 가입에 이어 가진 농협 임직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는 일본 무역 보복 대응 조치뿐만 아니라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가입해서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국민이 함께 참여해서 힘을 보태 주기 바란다”고 바랐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회장,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비롯한 농협 임직원들이 함께했다.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후손인 직원 윤태일씨(음성축산물공판장의 공판장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펀드 가입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해 기술 국산화, 원천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내 기업을 응원하는 민간 차원 노력에 함께하고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