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中 게임, 한국서 '돈만 벌고 가지요'

Photo Image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표

중국게임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잘 만든 기본 골격에 지속적인 업데이트 그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국 이용자 마음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림에도 이를 한국 시장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미비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구글플레이 매출 차트에 따르면 중국 미호요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붕괴3rd'가 2위를 차지했다. 2017년 10월에 출시된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고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자연노후화로 힘이 떨어졌지만 최근 '이치의 율자' 업데이트와 여름 코스튬 배포 이벤트를 통해 모객과 매출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붕괴3rd 순위 상승으로 현재 구글매출 순위 톱 10안에는 '랑그릿사' '라플라스M'까지 총 3개 중국게임이 위치하게 됐다. 50위 안에 작품 역시 건재함을 유지하며 한국 시장에서 중국 게임 강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매출 추정 지표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 매출 10위 안에 드는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 매출 점유율 49.2%를 차지한다. 1위부터 3위까지 게임이 전체 33.6%인 1조3688억원이고 4위부터 10위가 6355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톱10 게임이 전체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압도적인 매출을 자랑한다. 이 자료는 모바일인덱스 고유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된 추정치라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매출과 유사한 수치라고 설명한다.

한국 게임사는 판호발급지연으로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는 많은 매출을 한국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이익에도 이를 한국 시장에 재투자하지 않고 있다. 미국계 게임사와 확연히 다른 행보다. 한국 지사를 설립해 법인세를 내거나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 사회적 역할을 등한시하면서 지갑만 털어가는 것 아니냐는 '게임 병자호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국내 게임사는 매출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진다. 기업 자발적 활동이다. 법률 준수를 위해 기업이 의무적으로 실행한 활동은 CSR이라 보지 않는다. 국내 기업이 CSR에 쓰는 평균 금액은 매출의 0.08% 수준이다. 게임사는 1% 수준까지 책정하기도 한다.

넥슨 어린이병원, 엔씨소프트 지적장애 아동 인지치료 프로그램, 넷마블 장애인 조정선수단처럼 게임사 이름만 대면 바로 떠오를 정도로 꾸준히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게임빌, 웹젠, 네오위즈, 펄어비스, NHN 등도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같은 사회적 필요에 의한 사업에 자금을 내놓기도 한다.

또 국내 게임사는 산업 성장과 선순환을 위한 재투자를 한다. 연구개발(R&D) 자금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자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지만 산업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한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R&D 비용으로 1472억원을 썼다. 전체 매출 중 19%에 해당한다. 작년동기대비 1.37% 늘렸다. 넷마블 역시 작년대비 19% 늘은 1899억원을 연구비로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18.92%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펄어비스 상반기 R&D 비용은 416억원으로 작년 대비 131% 급등했다. 컴투스도 작년 대비 82.25% 증액했다. 모두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신기술 개발과 콘텐츠 제작관련 인력 양성에 쓰인다.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향상을 이끈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게임사가 보다 더 게임을 잘 만들기 때문에 이용자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시장에서 발생한 막대한 매출을 그저 중국 본토로만 가져가는 행위는 같은 사업가로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