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 백색국가 제외' 고시 예고…수출 업계 혼선 불가피

정부가 우리나라의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지난 14일 행정 예고한 가운데 일본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20일간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의견수렴 마감 시한은 9월 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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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전략물자 수출지역을 기존 가, 나 지역에서 가의1, 가의2, 나 지역으로 세분화하고, 신설되는 가의2 지역에 적용되는 수출통제 규정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가의2 지역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적용하되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 심사는 면제해준다.

제도가 시행되면 일본으로 수출하는 기업도 혼선을 빚을 수밖에 없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가의1지역과 달리 품목포괄허가는 특정 등급만 허용되고 포괄허가 품목의 제3국으로의 재수출은 불허한다. 신청서류도 1종에서 3년으로 늘고 포괄허가 유효기간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된다. 개별허가 땐 신청서류가 3종에서 5종으로 늘고 심사기간도 5일에서 15일로 연장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 기업은 일본에 305억달러를 수출했고 수출 품목은 3900여개에 이른다.

주요 수출품목으로는 석유제품, 철강, 반도체, 정밀화학원료 등이 꼽힌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52억14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밖에 철강판 21억달러, 반도체 12억달러, 정밀화학원료 12억달러 규모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9억달러 정도다.

이 가운데 1000여개 품목 심사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 기업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도가 시행되면 일본 수출시 기존 수출 절차에서 통관서류와 심사기간이 길어지는 불편이 있지만 그간 수출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 사유에 대해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국제공조가 어려운 국가에 대해 전략물자 수출지역 구분을 변경해 수출관리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단체 또는 개인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법령을 확인한 후 온라인 또는 이메일로 의견 제출을 하거나 산업부 무역안보과에 우편·팩스로 의견서를 보내면 된다. 의견서에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 및 이유, 성명 혹은 단체명과 주소, 전화번호, 그밖에 참고사항 등을 기재해야 한다.

앞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을 당시 일본에서는 4만여건 의견이 접수됐다.

의견 수렴을 마치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9월 중 개정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시행한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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