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춘추전국시대 패자는 누가될까.
디즈니와 애플이 올 하반기 OTT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내년에는 워너미디어와 컴캐스트가 가세한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양분한 2강 구도가 흔들릴지 주목된다. 특히 콘텐츠 강자 디즈니의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다.
디즈니는 오는 11월 '디즈니+'를 출시한다. 디즈니+에 포함될 콘텐츠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비롯해 마블, 픽사, 루카스 필름 등에서 제공된다.
미녀와 야수, 백설공주, 알라딘 등 이미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다양한 콘텐츠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등이 디즈니의 주요 경쟁력이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열린 '2019 코믹콘'에서 10편의 새로운 영화·드라마가 포함된 라인업을 발표해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이날 파이기는 영화 '블랙위도우', '샹치', '이터널스' 외에도 '완다 비전', '호크아이','팔콘과 윈터솔져', 'WHAT IF' 등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서비스될 오리지널 시리즈들을 공개했다.
전 세계 팬들을 설레게 할 콘텐츠임에 분명하다. 겨울왕국2와 토이스토리4 등 양질의 콘텐츠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2020년까지 약 50억달러의 콘텐츠 투자가 예상된다.
디즈니+의 구독료는 월 6.99달러다. 넷플릭스 구독료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디즈니는 디즈니+를 위해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서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한은 2026년까지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고객을 얼마나 빼앗아올 수 있을지가 승부처다.
또한 미국의 OTT 3위 사업자인 훌루의 경영권을 일부 확보한 만큼 결합 판매하는 방식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OTT 시장은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2강 구도다.
미국을 제외한 OTT 시장 상위 10개국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평균 점유율 45%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OTT 서비스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강자 넷플릭스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디즈니 등 후발주자들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났으나 신규 가입자 증가세는 주춤한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49억2000만달러(약 5조9778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3% 증가한 7억1000만달러(약 8626억원)를 올렸다.
그러나 신규 가입자 증가에 제동이 걸렸다. 넷플릭스 총 가입자 순증 규모는 2분기 270만명을 기록해 글로벌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돌파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550만 증가세와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치다.
미국 가입자 수치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부분도 눈에 띈다. 2분기 6010만명을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 따르면 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내 가입자 수치가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또 다른 위기는 콘텐츠 수급의 어려움이다. 외신은 최근 워너미디어가 새로운 OTT인 HBO 맥스 공개를 앞두는 가운데 2020년부터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인기 드라마 프렌즈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NBC 유니버셜도 6월부터 인기 시트콤 오피스를 넷플릭스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애플과 NBC유니버셜, 워너미디어 등이 OTT시장에 진출을 앞두고 있다. 워너미디어는 'HBO 맥스(Max)'를 내년 봄 선보일 예정이다. 'HBO 맥스'에는 CNN, TNT, TBS 등 채널의 콘텐츠가 포함될 예정이다.
'디즈니+와 애플TV+ 진입 등에 따른 글로벌 OTT 시장 경쟁환경·사업전략 변화' 보고서는 디즈니+가 단기간 내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넷플릭스와 아마존 비디오의 2강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마블시리즈 등을 앞세운 디즈니+가 콘텐츠 경쟁력 우위를 활용해 기존 2강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기존 2강과 디즈니+와 애플TV+ 모두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다극화 체제가 형성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다수의 상위 사업자가 시장을 분점할 경우에도 전체 OTT시장 규모가 확대된다면 기존 OTT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