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위원장은 25일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조치에 대해 “수평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외신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맞불' 작전을 천명한 셈이다.
일본 조치를 '경제침략'으로 규정하고, 일본이 '가미카제' 자살 폭격을 가한 진주만 공습을 거론하며 공세를 높였다. 일본의 전략물자관리 실패를 거론하며 유엔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 회부 의사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를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함께 한일 양국 간 교역되는 1100여개 품목이 받게 될 영향과 추이를 면밀히 분석했다”며 “일본이 계속해서 글로벌 밸류체인과 세계 경제질서를 무너뜨린다면, 그 대가는 일본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인 수평적 대응 방안은 거론하지 않았다. 수입 다변화와 일본에 대한 역(逆) 수출규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 위원장은 “일본은 전략물자 통제 능력이 없는 위험한 국가”라면서 “특위는 일본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UN 안보리 전문가 패널보고서를 보면 군용 무인기의 카메라와 RC수신기가 일본제였다고 했다. 미사일용 자이로스코프를 생산할 수 있는 원통형 원삭기와 LCR미터 그리고 대함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군함의 레이더 역시 일제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한국에 충분히 사과하고 재정적 보상을 했다'는 일본 주장에 대해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국가 간 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은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중국의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는 개인 배상을 했으면서 한국에는 왜 다른 태도를 보이는지 대답하라”고 지적했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거론하며 “과거사 인정과 진솔한 사과 없이 일본이 평화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을 모욕하는 경제침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수출 규제가 화이트국가 배제로 확대되면 전후일본이 수십 년 간 쌓아온 국제경제에서의 신뢰는 결코 회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떤 나라도 경제전범 일본을 믿고 거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 위원장은 “일본은 한국 경제를 공격하려다 세계자유무역 질서와 글로벌 분업체계를 파괴한 공공의 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다시금 전범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간곡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