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소송, 3대 쟁점]〈3·끝〉본질은 망 이용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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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 간 소송 원인은 망 이용대가 문제로 귀결된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대가 협상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변경했고 이용자는 이전에 비해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초대형·초국적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 망 이용대가 관련, 공정거래 기준과 관리 장치 없이 유사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소송전을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질서를 바로잡을 계기로 삼아야 한다.

〈3·끝〉본질은 망이용대가

현행법상 글로벌CP와 통신사간 망 이용대가 거래와 관련, 최소한의 보호 장치 없이 사실상 민간기업 자율 계약에만 온전히 맡겨두는 실정이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캐시서버 설치를 요청하고 망 이용대가 없이 사용하게 해달라는 협상 과정에서 접속경로를 변경했다.

글로벌CP는 통신사와 협상결과에 따라 캐시서버 등 설비를 설치하고 '공짜'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기업 간 역학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사업자 간 비밀유지계약(NDA)으로 인해 어떤 불공정 계약조건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할 수단이 없다.

이 같은 현실에서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은 망 이용대가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강력하고도 극단적인 협상 카드였다는 게 정부와 국회, 통신사 판단이다. 페이스북은 서비스 사용이 제한되면 이용자 피해로 인한 민원은 통신사에 집중된다는 점을 노렸다.

법원이 페이스북에 승소 판결을 내린다면 이용자 피해를 유발하는 협상카드를 사용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글로벌CP에 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후 페이스북은 접속경로를 원상복구하고 국내 통신사와 협상해 망 이용대가를 내기로 결정했지만 구글과 넷플릭스는 여전히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CP가 망 이용대가 협상 과정에서 유사한 행태를 반복할 수 있고 결국 피해는 이용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1차적으로 법원 판결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국회가 망 이용대가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을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 프랑스와 일본은 망 이용대가 공정성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고 정부가 거래관련 기초 자료를 제출받는다. 서비스 이용 제한과 같은 극단적 협상카드를 예방할 제도장치인 셈이다.

망 이용대가와 관련, 글로벌CP는 통신사에 방대한 데이터트래픽을 유발시켜 수익을 발생시키고 가입자를 유인하니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만큼 돈을 지불하는 건 자본주의 경제 기본이다. 글로벌CP가 통신사에 가져다주는 혜택이 분명하다 해도 다른 차원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다.

최준균 KAIST 교수는 “통신망이라는 인프라 유지를 위해 사업자가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게 기본원칙”이라면서 “ICT 생태계 보호를 위해 25일 소송 판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표〉페이스북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사건 일지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