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협회장은 18일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도입으로 약 1조원에 이르는 모험자본 조달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BDC 제도에 관심 있는 증권사는 20여곳”이라며 “1호 펀드 평균 사이즈는 300억~1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평균 500억원에 자산운용사 수요를 포함할 경우 약 1조원의 자금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권 회장은 BDC 등을 필두로 앞으로 자본시장에서도 모험자본 조달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예전에는 자본시장을 모험자본과 연결시키지 않았고 모험자본하면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 영역이었지만 이제를 다르다”면서 “지난 2~3년 곡선을 보면 자본시장에서 모험자본 성격으로 지원되는 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투협은 자본시장이 지난해 중소·혁신기업에 투자한 자금이 21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향후 제도 개선 등으로 이뤄질 자금 공급은 향후 5년간 125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 회장은 “세계적으로 우버나 위워크와 같은 회사가 상장 전 투자(프리IPO)를 통해 스케일업 자금으로 조달받는 등 모험자금은 더 이상 벤처투자만의 영역이 아니다”라면서 “BDC와 투자중개전문회사 등의 제도 도입을 통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투자 방식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협회의 하반기 주요 과제로 △자본시장 관련 14개 주요 이슈 입법 지원 △자본시장 규제 선진화 검토 △공모펀드 활성화 등 자산운용산업 혁신 방안 검토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 후속조치 진행 △부동산신탁업 활성화 △기업 구조조정 관련 자본시장 역할 강화 등을 꼽았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블록체인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 '마이ID(my-ID)'의 안착을 지원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협회는 사업 초기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사용자 저변 확대, 타 서비스와의 연계 등을 다각도로 지원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 관련 14개 이슈 입법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기준 최근 5년간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이 국민연금(4.0%)보다 낮은 1.9%에 불과했다”면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디폴트 옵션(자동투자 제도) 도입 취지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통한 국민 노후대비 및 근로자 선택권 확대임을 강조할 수 있도록 취지를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업권 규제가 약 1400여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규제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자본시장법령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필요한 규제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