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7일 제71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개헌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 지도자의 중대 결단을 촉구했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는 촛불 민심에 아직도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부 아니면 전무인 승자독식 권력 구조를 바꾸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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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금 현실에서 20대 국회 개헌 골든타임은 지났다. 여야 정치지도자가 특단의 결심을 하지 않는다면 동력을 다시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여야 정치지도자의 중대 결단을 기대해 보려 한다”면서 “개헌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정치인 모두가 각인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면서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문 의장은 “지금 정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라고 말하기 어렵다. 정쟁과 이분법 늪에 빠져 공전이 아닌 공멸의 정치로 달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국회 스스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국민 소환제 도입 주장에 진정성을 담으려면 개헌 논의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국회를 비롯해 사회 전반에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불균형과 양극화의 심화는 민생 저변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요동치지만 국론을 모으기에 힘이 부친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100년 전 우리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지금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강대국의 국제 관계 속에서 평화와 경제를 지켜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진단했다.
여야는 국정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라며 “신뢰받는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은 양보하며 경쟁하고, 신뢰받는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야당은 협조하며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