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공공부문에서 창출한 연구개발(R&D) 성과의 기술사업화, 신기술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산학연공동연구법인'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우수·유망 연구 성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출연연과 수요자인 기업이 공동으로 기술과 자본을 투자해 후속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연계해 추진하는 생태계 조성 일환이다. 2012년부터 산학연공동연구법인 지원 사업으로 올해까지 16개 법인을 설립·운영됐다. 올해는 2개의 신규 법인이 추가로 설립된다.
티맥은 이렇게 설립된 대표 '산학연공동연구법인' 가운데 하나다. 2017년 8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기술을 출자(20%)하고 연구장비 개발·환경분석 전문기업인 씨맥이 현금을 출자(80%)해 설립됐다.
티맥은 항체를 이용한 생체 단백질 분석 기술·장비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기술은 생명연이 R&D를 통해 개발한 '고밀도 웨스턴 블롯 어레이 분석 방법'이다. 이 기술은 기존 면역블롯 방식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면역블롯은 1970년대 개발 이후 거의 모든 생화학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백질 분석 방법이다. 다양한 단백질을 포함하는 시료로부터 분자량 기준으로 특정 단백질을 분리하고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단백질 유무와 양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높은 수작업 비중에도 불구하고 분석결과 신뢰성이 높다. 일반 연구실 실험과 각종 질병 진단에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에이즈 진단에도 활용한다.
티맥은 웨스턴 블롯이라는 기존 면역블롯 분석법을 소형·집적화해 고효율 대규모 분석이 가능토록 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강상현 생명연 책임연구원은 티맥에서 CTO로 재직 중이다.
티맥의 전략은 명확하다. 고품질의 항체가 아니어도 분석이 가능하고 높은 신뢰도와 높은 응용성을 갖고 있는 기존 면역블롯 장점은 유지한다. 동시에 항체반응 소요시간과 시료분석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된 저효율성·비용 문제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전략은 핵심 연구개발 아이템인 '미리아(MiRIA) 시스템'과 '프로시스(Prosis) 시스템', '항체 컬렉션 서비스' 등 3개로 구현했다.
미리아 시스템은 수백개의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면역블롯 어레이를 자동화해 분석 효율과 편리성을 높였다. 소모성 재료를 규격화해 사용하기 편한 키트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키트 판매를 통해 매출도 올릴 수 있다. 티맥은 미리아 시스템을 추후 질병 진단을 위한 플랫폼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티맥은 미리아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활용해 단백질 연구를 위한 장비를 개발했다. 이 제품들은 올해 상용화해 '프로시스(Prosis)'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다.
한번에 최대 15개의 면역 블롯이 가능한 프로시스 멀티블로터와 CDR 기반 항체 반응 장치인 프로시스 모자이크블로터 등이 포함된다.
'항체 컬렉션 서비스'는 수천 종의 분석·진단용 항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미리아 시스템이 인쇄용 프린터 장비라면 항체 콜렉션은 잉크 카트리지와 같다. 미리아 시스템을 위한 컨텐츠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신흥선 티맥 기술이사는 “3가지 제품과 서비스 사업화를 통해 2023년까지 연 매출액 30억원, 이익 18억원을 올리다는 목표”라면서 “관련 분야 R&D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지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