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엑센트·i40 단종…'세단→SUV'로 주력 차종 바꾼다

현대자동차가 소형차 '엑센트'와 중형차 'i40'를 단종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주력 제품군을 전환한다. 판매가 저조한 세단이나 왜건을 과감히 줄이고 SUV를 대폭 늘리는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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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엑센트.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엑센트와 i40 재고 물량을 소진하는 대로 국내 판매를 중단한다. 엑센트는 현대차를 대표해온 소형차로 세단과 해치백 두 가지 모델로 판매돼왔다. 1994년 1세대 데뷔 이후 2세대와 3세대는 국내에 '베르나'로 판매했고, 2010년 4세대를 내놓으면서 다시 엑센트라는 차명을 부활시켰다.

엑센트는 2012년 3만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현대차 주력 차종 중 하나였으나 지난 수년 새 판매가 계속 줄었다. 2017년 1만대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560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엑센트 판매가 위축된 것은 세단이나 해치백이 주류였던 소형차 시장이 SUV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형 SUV 시장 인기 모델인 현대차 코나는 5만여대, 쌍용차 티볼리는 4만3000여대가 팔리며 소형차 시장 신규 수요를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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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i40.

i40도 단종한다. 출시 초기 상품성 면에선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판매 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i40는 쏘나타를 기반으로 개발한 유럽 전략형 중형차로 세단과 왜건으로 판매됐다. i40는 2011년 1세대 출시 이후 2015년과 2018년 두 번의 부분변경을 거치며 상품성을 개선했으나, 지난해 213대가 팔리는 데 그치는 등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현대차는 엑센트와 i40 빈자리를 SUV로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올해 소형 SUV '베뉴'를 출시하면서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5종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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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베뉴.

현대차 판매 비중은 SUV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 기준으로 싼타페(4만5280대)는 쏘나타(4만8149대)와 동등한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 중이며, 팰리세이드(3만2264대)는 아반떼(3만2889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체 제품군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기아차와 제네시스도 SUV 제품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현대차 '베뉴'에 이어 기아차가 '셀토스'를 선보이고, 제네시스가 하반기 중 첫 SUV인 'GV80'을 투입한다. 현대차그룹 전체 SUV 라인업은 연말까지 14개 모델로 늘어나 세단을 추월하게 된다. 지난해 4년 새 50% 이상 증가한 현대차그룹 전체 SUV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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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팰리세이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SUV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편한 효과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면서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높은 SUV로 주력 제품군을 바꾸면 판매 확대는 물론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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