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로 휘청거리는 K-바이오가 하반기 반전을 꾀한다. 바이오시밀러부터 신약까지 미국, 유럽 등 해외진출을 앞둔 데다 상업화를 결실을 위한 임상3상 결과 공개도 줄을 잇는다. 한풀 꺾인 상승세를 하반기 대형시장 인·허가, 임상결과 발표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종근당 등은 하반기 자사 의약품 미국, 유럽 허가를 앞뒀다. 신라젠, 한올바이오파마, 헬릭스미스 등 시장에 주목 받는 기업도 상업화에 근접한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하반기 K-바이오 대형 이슈가 집중된다.
셀트리온은 최고 기대주인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 유럽허가와 혈액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미국 판매가 하반기 예정됐다. 램시마SC는 이미 유럽에서 오리지널의약품 점유율을 넘어선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셀트리온이 직판체제 전환을 선언한 이후 유럽전역에 자체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첫 의약품이다. 4분기 미국 출시가 유력한 트룩시마도 유럽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여 미국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9~10월경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B5' 허가 획득이 유력하다. SB5는 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9월부터 미 FDA 품목 허가 심사가 진행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통상 품목허가 심사가 13개월 안에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9월 허가가 예상된다”면서 “오리지널 제약사 애브비와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판매는 2023년 6월부터 가능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FDA 허가도 현지시간 11월 21일 결정된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연구개발(R&D)부터 임상시험, 인허가, 판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다. 허가 획득 후 내년부터 미국 관계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종근당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네스벨' 일본 허가,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 중국 허가 여부도 하반기에 결정된다.
상업화를 앞둔 바이오텍 임상3상 결과 발표도 하반기 집중된다. 신라젠은 3분기 내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간암 치료제 '넥사바' 병용임상 3상 무용성 평가를 발표한다. 한올바이오파마(안구건조증 치료제), 강스템바이오텍(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헬릭스미스(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등도 국내외 임상 3상 결과를 연말쯤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은 악재 연속이었다. 3월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로 승승장구 했던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주성분이 바뀐 게 드러나 품목허가 취소됐다. 이 후폭풍은 제약, 금융, 의료 영역 전반으로 확산돼 논란이 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조사를 포함해 한미약품 1조원 대 기술수출 해지 등 악재가 겹쳤다. 줄 악재에 상반기 코스피 의약품 업종 시가총액은 약 10조원, 코스닥 제약업종 시총은 4조원 이상 증발했다.
하반기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 유럽 등 대형시장 품목허가와 임상3상 결과 발표는 호재다. R&D 단계에 머물던 K-바이오를 상업화로 진입하는 결실이 확대되면서 투자 유치와 신뢰 확보 효과를 얻는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 이후 국내 바이오산업은 시총 감소 등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거품론 등 불신이 팽배해진 것이 가장 큰 타격”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연이은 악재로 불신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하반기 해외진출과 임상3상 데이터 공개 등으로 다시 신뢰를 쌓는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제약·바이오 기업 주요 이슈>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