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5년 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연매출을 59조원 달성하고 배터리 사업 매출을 전체의 절반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 축 중심으로 수익성 기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면서 “올해 사상 최초의 매출 30조원대 진입에 이어 2024년에는 두 배 수준인 매출 59조원 달성과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돌파,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1984년 한국3M에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산업용비즈니스 총괄 수석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올해 초 외부 인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LG화학 최고경영자(CEO)직에 취임했다.
신 부회장은 '강한 회사를 더 강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놓고 이를 위한 4대 경영 중점 과제로 △시장과 고객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기술을 상용화로 연결하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의 격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을 제시했다.
LG화학은 현재 전체 매출에서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를 2024년 30%대로 낮추고, 자동차 중심 배터리 사업 매출을 전체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선제적인 R&D로 500㎞ 이상 3세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생산기술·품질·공급망관리(SCM) 등 운영 역량도 강화한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에서 생산된 차량 9400만대 가운데 전기차는 240만대 수준이었지만 2024년이 되면 1200만대 이상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전지 사업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인력 자원과 생산 능력 등 운영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사업은 고부가합성수지(ABS)·고부가폴리올레핀(PO)·고기능합성고무(NBL)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M&A) 등 외부 성장 기회를 탐색한다.
시장과 고객 중심 조직 개편의 첫 사례로 지난 4월 탄생한 첨단소재사업본부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자동차용 접착제를 중심으로 경량화·전장화 고부가 제품을 육성하고 솔루블 등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중심으로 소재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차세대 먹거리인 생명과학사업본부는 히알루론산 필러, 자가면역, 당뇨 등 기존 사업에서 지역·제품 다각화를 통해 사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상용화에 집중한다.
LG화학은 올해 R&D에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R&D 인원을 약 62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전지와 생명과학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으로 있다. 우수 인재 확보도 강조됐다. 신 부회장은 취임 후 유럽, 일본, 미국 등 세계에서 열리는 인재 채용 행사를 직접 주관하는 등 글로벌 인재 발굴과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신 부회장은 “세계적으로 탁월한 인재를 끌어모으고 개발하는 데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2000명 채용 계획을 세워 놓았으며, 각 사업본부와 지역별 특성에 맞는 보상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 핵심 인재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