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과도한 금융규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국금융ICT융합학회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불발로 본 한국인터넷전문은행의 위기 원인과 발전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문제점으로 4가지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과도한 금융규제 △빅데이터 규제로 중금리대출 어려움 △과도한 자본금 부담 △수익기반 취약이다.
과도하게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규제가 ICT기업 등 모기업의 영업 배경을 활용하는데 한계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최근 5년 간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오 회장은 “ICT업종 특성을 고려한 대주주 적격성 완화가 필요하다”며 “촘촘한 한국의 세계적인 금융규제가 무점포 모바일 뱅킹에도 예외 없이 적용돼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빅데이터라고 할 수도 없는 50개 내외의 스몰데이터를 신용분석에 사용하고 있어 중국 같은 포용금융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금융 당국은 중금리대출을 주문하고 있으니 대출금리는 낮고 부실여신비율은 높아서 적자가 날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자본금 역시 250억원이 최소자본금이지만 실제로는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발전방안' 발제를 맡은 문종진 명지대 교수는 “과도한 진입장벽 심사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며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규제가 기업의 진출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외국은 ICT기업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이 세븐은행, 소니는 소니뱅크의 대주주다. 중국 마이뱅크 대주주는 알리바바다.
문 교수는 “산업 자본의 참여대상 기업의 범위도 확대해 주주 고객을 흡수하면 초기 어려움을 극복하며 안착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석 의원은 “제3인터넷은행 출범 좌초와 흥행 실패는 은행법에서 규정한 '대주주 자격 조항'을 그대로 인터넷 은행에도 적용하면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며 “낡은 자격조항이 기존 인터넷 은행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요건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