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협력사 대표들과 릴레이 간담회에 나섰다. 최근 자필 손편지로 임직원을 격려한데 이어 협력사와 스킨십을 강화하며 소통 행보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임 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돌코리아·화랑영농조합법인 등 9개 신선식품 협력사 대표와 만나 주요 상품 품평과 함께 상품 개발, 매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수백여 협력사를 한 번에 만나는 콘퍼런스 형식에서 벗어나 카테고리별 주요 협력사 대표를 소그룹으로 만나 4시간가량의 '끝장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 현장의 고충과 아이디어를 CEO가 직접 듣고 톱다운 방식으로 협업 방안을 모색해 파트너십을 높인다는 취지다.
홈플러스는 이번 신선식품 동반성장 파트너 간담회를 시작으로 주요 협력사 대표들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날 임사장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목숨'이었다.
임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제조사에게 가장 좋은 거래처란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 줄 수 있는 채널이냐 아니냐에 달렸다”, “목숨을 걸고 협력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는 장을 만들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신선식품을 지키겠다”, “데이터 경영에도 목숨을 걸고 있다” 등 목숨을 40회 이상 언급됐다.
그는 "월급쟁이 주제에 이토록 주제넘게 목숨 운운하며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것이 나 혼자의 일이 아니라 2만4000명의 임직원과 2000여 협력사, 7000여개 몰 임대매장의 명운이 함께 걸린 절절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임 사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이 미래 유통의 생사를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선식품 경쟁력의 절반은 농가, 절반은 운영 효율에 있다. 운영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가 없으면 어쩌다 좋은 물건을 들여와 팔 수는 있어도 늘 실수 없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우리는 농가에서부터 고객의 식탁에 이르는 전 유통 과정에서 최선의 품질을 유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온라인 경쟁에서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임 사장은 “온라인 시장에서도 독창적인 유통 운영모델을 통해 홈플러스만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신선식품 품질과 운영의 경쟁력이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 사장은 끝으로 “유통업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고,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지속 불가능한 파트너 산업”이라며 “우리 모두가 신뢰와 집념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