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반환점을 돌았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지만 우리나라 수출이 당초 목표치로 세운 6000억달러 달성은 멀어져 가는 분위기다. 5월까지 수출은 2274억달러에 불과하다.
1일 지난 6월 수출 결과가 발표되지만 지난해 기록한 500억달러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500억달러가 넘더라도 상반기까지 절반인 3000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반기가 남아 있지만 우리 수출 비중에서 5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반도체가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하반기에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체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짙어졌다. 수출 부진이 내년이나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출 부진은 중국과 미국 간 무역 분쟁과 화웨이 사태 등으로 인한 세계 교역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핵심 축이다. 수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부담이다. 수출이 부진하면 기업이 어려워지고, 이는 가계 소득 감소로 이어져 소비가 줄어든다. 모두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는 숫자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 목표에 집착하다 보면 탈이 날 수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정부는 오히려 목표 달성이 어려움을 알리고 수출을 이끄는 기업들의 사기 진작과 질 향상으로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한다.
'질'과 '양'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려운 시기를 질 향상에 따르는 성장의 토대로 만들면 미래에는 더 풍성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7~8월의 뜨거운 햇살과 거친 비를 이겨낸 과실과 곡식이 알차게 자라듯 풍상을 이겨낸 기업과 경제가 더욱 튼실해지길 기대해 본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