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에너지·자동차 등 10조 규모 계약 체결…文 "협력 여지 매우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하고 양국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사우디 왕세자 방한은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첫 방한이다.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제1위 원유 공급국으로, 중동 국가 중 최대 경제협력 대상국이다. 이를 반영하듯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오찬에는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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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정상회담 후 총 16건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자동차 협력에는 △친환경차 기술협력 △자동차 부품개발 △사우디 진출 관심 기업 발굴 등을 위해 두 나라 정부가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소경제 협력에는 △수소 생산·저장·운송 기술협력 △수소차, 연료전지, 충전소 보급 및 활용 △표준 및 모범사례 등과 관련된 두 정부 간 협력 방안이 담겼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전자정부 분야 협력도 이뤄졌다.

정부는 2건의 MOU 교환으로 향후 친환경 및 내연기관 자동차, 수소 에너지 공급망 확보, 수소 연료전지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중동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간 협력 이외에 에쓰오일,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 현대차, 한국석유공사, 로봇산업진흥원 등 국내 기업·기관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등과 83억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8건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사우디 투자청은 대한상의·코트라 등과 기업인 행사를 개최하고, 제조·에너지 등 분야 기업 간 교류 장을 마련했다. 비전2030 협력사업을 현지에서 책임지는 '비전 오피스(VRO)' 개소도 정식 선포했다. 비전 2030은 탈석유 산업다각화를 위해 모하메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정책이다.

비전 오피스를 중심으로 양국 간 협력사업 이행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를 적극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적 포용국가 정책과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은 공통점이 많아 서로 협력할 여지가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사우디의 '비전 2030' 성공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양국 간 기업이 활발한 활동을 통해 부가가치를 서로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이고도 중요한 협력 관계를 계속 구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담 이후 이어진 오찬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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